55.2% 지지받았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력으로 궐위
성난 민심에 가덕신공항도, 네거티브도 결국 통하지 않아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지난 2018년 6월13일. 지방선거를 7번 치른 끝에 부산 민심은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 오거돈 후보를 부산시장으로 선택했다.
당시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성난 민심에 힘입어 오 전 부산시장은 55.2%의 득표율로 37.2% 득표율에 그친 서병수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로부터 불과 1028일이 지난 2021년 4월7일, 부산 민심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차갑게 외면하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득표율 62.7%로 선택했다.
오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에 따른 궐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냈다는 사실에 부산시민들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왔다.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부산시장 후보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산시민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당헌까지 바꿔가며 기어코 후보를 냈다.
부산시장이라는 사람이 힘없는 여성직원을 상대로 몹쓸 짓을해 사퇴하면서 부산 시민들의 가슴에는 커다란 상처가 남겨졌다. 흔히 부산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마! 쪽 팔린다 아이가”라는 말처럼 당시 부산시민들은 상당히 창피해 했다.
이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이 이번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낸 것이고, 선거 내내 민주당의 행보였다.
민주당과 후보로 나선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를 내세우며 부산 민심을 파고들고자 했다.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과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도 약속했다.
반면, 현재의 부산 경제 쇠락은 국민의힘 전 부산시장들의 잘못으로 규정했다. 상대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선거 내내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엘시티 등 박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두고 총공세를 펴다시피 했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당 지도부가 거듭 부산을 찾아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상처받은 부산 민심에 가덕신공항도, 경제 문제도, 네거티브도 결국 통하지 않았다. 때리면 때릴수록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선거 막판에 이르러서는 결과가 이미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7일 오후 8시15분. 출구조사 발표를 받아든 박 후보는 “민심이 정말 무섭다”며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김 후보는 오후 10시께 침통한 표정으로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면서도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짧은 여운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