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태광 6000억 합작법인 의미
LG, 기초화학 분야 1위 굳히기
태광, 석화부문서 공격적 행보
LG화학과 태광산업의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의 주력 제품군 강화를 위한 전략적인 협업으로, 양사가 기초 석유화학 부문에서 합작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태광산업 경우 이번 10년여 만의 석유화학 부문 투자는 오는 10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출소를 앞두고 재도약 준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작공장 설립을 통해 그룹 모태인 태광산업 석유화학 부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역시 이번 투자로 배터리 부문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에도 기초 석유화학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올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이뤄졌다. 태광산업은 섬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석유화학이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주력 분야다. 태광산업은 지난 2012년 총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부재 속에서 몇 년간 큰 투자를 하지 않았다. 다만 그룹차원의 투자로 지난해 미디어 계열사 티캐스트가 3년 동안 1000억원을 콘텐츠 제작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힌 적은 있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울산에 각각 고순도테레프탈산(PTA), 프로플렌, 아크릴로니트릴(AN)을 생산하는 공장 3개가 있지만 이 시설에 대한 투자는 2000년대 이후 전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10월 회장의 출소를 앞두고 대규모 투자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차원의 일환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태광산업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LG화학 외에도 다른 기업과도 접촉했으나 ABS업계 1위인 LG와 손을 잡게 됐다. 이번 합작공장 설립에는 이번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정찬식 대표이사(사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LG화학 고기능 합성수지(ABS) 사업부장(부사장) 으로 ABS전문가다. LG화학 여수공장 NCC 공장장, 대산공장 모노머 공장장 등을 지내왔다.
태광산업은 주력 제품인 AN을 업계 1위에 공급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N시장은 세계 경제성장에 따라 수요 변동성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작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급감 및 중국의 신증설로 상반기까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다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입장에서도 석유화학에 대한 투자는 배터리 부분 분사 이후 꼭 필요한 일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LG화학의 매출을 7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주력 분야다. 이중 ABS는 그 중에서도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사업 중 하나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말한다. LG화학은 국내외로 ABS 연간 생산량이 200만 t이 넘어 세계 점유율(약 22%) 1위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콕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가전 제품,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t당 1000달러 수준이던 ABS 거래가는 올해 2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태광 관계자는 “현재 합작공장 설립을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종 협상이 확정되면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