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후보 유세장서 지지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고발

청소년선거유세 당직자 처벌사례도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박영선TV 캡처]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박영선TV 캡처]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이 특정 정당 후보 유세 현장에서 지지발언을 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청소년의 정치적 발언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투표연령 하향을 주장했던 청소년 시민단체들은 기본권이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소년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장치라고 반박한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측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및 부정선거운동죄 혐의 고발 사건이 배당됐다. 이는 성명불상의 민원인이 지난 2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서울경찰청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측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 앞에서 벌인 박 후보 선거 유세에서 고등학교 2학년 강모 군은 지지발언을 했다. 당시 사회를 보던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이 “생애 첫 투표자”라고 소개했으나, 강군은 “사실 제 나이는 18살로 2004년생,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혔다.

강군은 “저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입당할 수도 없지만 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중학생 때 사회 교과 선생님이 ‘투표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지금 이 순간 최악의 후보는 과연 누구입니까”라고 말했다.

현행 법상 청소년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서 미성년자(18세 미만인 자)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공무원을 선거운동할 수 없는 자로 규정한다. 또한 같은 법 제255조에따라 미성년자에게 선거운동하게 한 자는 부정선거운동죄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청소년 투표 연령 하향을 이끌었던 활동가들은 이같이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이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청소년 정당 가입에 나이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수나로 회원 치이즈(24·활동명)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을 그렇게 무례하게 대했다는 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 중 하나”라며 “의견을 말할 수조차 없다는 건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위원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이 확고하게 바탕이 된 상태에서 지지한다고 했을 때 청소년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분명히 존중될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은 자기결정권 갖고 있는 존재로 아동과 달리 다양한 참여 통해 민주시민으로서 성숙한 모습 보여줄 수 있게끔 정치적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운동에 청소년들을 정치적 도구화하는 걸 막기 위해 제한돼야 한다고 반박한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정치적 견해 갖는 건 당연히 자유지만 유세를 하면 안 된다”며 “정치권에서 미성년자를 이용해 선거운동하는 걸 차단하기 위한 법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