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 꺾였지만 내집 수요 여전
서울 낙찰가율 112.2% 역대 최고
“시세비해 싸다” 잇단 고가 낙찰
수도권 아파트 경매가 뜨겁다. 매매시장은 상승세가 꺾이는 모양새지만, 경매를 통해 싸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는 법원 경매시장은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2.2%로 전달(99.9%) 대비 12.3%포인트 상승하면서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도 지난달 109.2%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100%를 넘었다.
경매시장에서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감정평가 기관에서 감정한 감정가보다 더 비싸게 낙찰 받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의미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많이 오르면서 빨라도 5~6개월 전 감정평가한 금액이 상대적으로 싸게 보이는 게 고가낙찰의 이유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은 EH경매연구소 소장은 “감정평가 금액보다 비싸게 낙찰 받더라도 매매시장에서 시세로 사는 것보다 싸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응찰자들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입찰을 한다”며 “다만 경매는 ‘명도’처리 등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요소까지 고려하면 최근 역대 최고 고가 낙찰가율 기록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가 낙찰 사례엔 인천, 평택, 고양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했던 수도권 외곽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교통여건 개선 등으로 거주 여건은 좋아지는데, 집값이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지역 물건이다.
지난달 29일 경매가 진행된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원흥 아파트 전용면적 84.9㎡는 인천지역에선 드물게 낙찰가율이 200%(감정가 2억5000만원, 낙찰가 5억원)를 넘었다. 같은 달 30일 경매에 부쳐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달빛마을1단지 전용 84.9㎡는 낙찰가율이 179%(감정가 3억7500만원, 낙찰가 6억7100만원)를 기록하며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수도권 경매 중 가장 응찰자가 많은 아파트는 경기도 평택에서 나왔다. 지난달 15일 경매가 진행된 평택시 이충동 주공4단지 46.7㎡엔 응찰자가 무려 51명이나 몰렸다. 감정가 1억2700만원인 이 아파트는 2억1288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68%까지 올라갔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최근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은 줄어든 반면, 경매로 저렴하게 집을 사려는 경매 참여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경매시장에서 주택 물건은 줄어드는 데 수요는 늘어나는 ‘수급요인’이 수도권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하게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매는 토지거래허가나 자금증빙 등 규제에서 기존 매매시장보다 규제를 조금 덜 받는 장점도 있다”며 “경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중이어서 이런 기조(고가 낙찰가율)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