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세련 “최영애 인권위원장,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 고소”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법세련 진정에 대한 의견 표명 없어”
“인권위 재량 넘어선 부당한 무응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 시민단체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이 시민단체가 과거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제기한 인권침해 진정 사건에 대한 의견 표명을 부당하게 인권위가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위원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최 위원장이)우리 단체가 진정한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한 것으로서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재량권을 남용하여 권한을 위법하고 부당하게 행사한 것이라 진정인인 법세련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이라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법세련은 지난해 12월 31일 인권위에 “인권위는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과 ‘국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을 폐기하고 법안 통과에 관여한 국회의원들에게 인권 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하라’고 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대북전단금지법이 공포됐다. 이에 따라 지난 30일부터 접경 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거나 확성기 방송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북한인권단체들 역시 “대북전단금지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 진정 사건을 조사한 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제1항 제1호가 국회의 입법 행위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이 사안은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하고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세련은 “과거 인권위가 대북전단금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여러 차례 해 왔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인권 침해 진정 사건에 대해 입법 행위라는 이유로 아무런 의견 표명을 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2015년 1월 인권위는 전원위원회 결정에서 “정부가 북한의 위법·부당한 위협을 명분으로 민간단체 혹은 민간인의 정당한 대북전단 활동을 단속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며 대북전단금지에 대한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헌법 제21조가 정하는 집회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할 우려가 있으므로 입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아울러 법세련은 “지난 30일 인권위에 의견 표명을 하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는 물었다”며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의견 표명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인권위법(제25조 제1항)에서는 인권위의 의견 표명 여부를 재량사항으로 하고 있다. 법세련은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재량권 행사가 공익성 결여,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될 때 재량권 남용 또는 일탈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금지법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조차 누리지 못하고 끔찍한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한 반인권적 법”이라며 “인권위의 정치 편향성과 선택적 결정에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만큼, 검찰은 최 위원장의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