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주도권 쥔 LH 자체 불안 상황
서울시장 재보선 민간 재개발과 경쟁력
관련 법안 미비, 주변 지역 주민들과 일조권 등 갈등도
정부가 2·4대책의 첫 작품격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 1차 후보지를 발표했다. 민간 사업 대비 최고 30% 높은 수익성을 정부와 공공기관이 나서 보장해주는 파격적인 주택 공급 방안이다.
하지만 사업 시작 전부터 사업주체, 즉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신뢰성 저하와 서울시장 선거, 그리고 법적 문제까지 겹치며 실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31일 2·4 대책에서 밝힌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첫 선도사업 후보지로 금천구, 도봉구, 영등포구, 은평구 등 서울 4개 구 21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주요 역세권 및 낡은 주택과 빌딩이 몰려있던 요충지에 LH가 지분을 넘겨받아 고밀도 아파트 및 주상복합 건물 등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사업주체가 LH라는 점이다. 내부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이용, 토지를 매입하며 불거진 LH사태로 조직 자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여력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은 이해 관계가 제각각인 토지주로부터 땅을 넘겨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주택 등으로 정산해야 한다. 도로 접근성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제각각인 토지 가격, 그리고 잔존 건물 가치 평가 등에서 조합원 모두가 인정할 만한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하지만 LH사태는 LH가 내린 평가가 과연 정당한지 의구심을 들게 할 수 있다.
앞서 서울시와 정부가 발표한 옛 뉴타운 방식과 유사한 공공재개발 사업이 1, 2차 후보지 발표에도 LH사태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장 선거, 즉 민간 재개발, 재건축 촉진과 규제 완화 흐름도 변수다. 야당인 오세훈 후보가 재개발·재건축 완화 카드를 들고 나오자 여당인 박영선 후보가 맞장구 치며 새 시장 아래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이 민간 시행 대비 30%까지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지만,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서울시의 규제가 완화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공공 임대주택 기부채납을 최소화하면서도 용지변경 등을 통해 용적률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대부분 역세권에 위치한 지역 특성상 민간 주도시 수익성도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기존 토지 소유자의 66%, 토지 면적 기준 50% 이상의 찬성을 1년 안에 받아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LH나 SH 등이 내린 감정평가 결과에 불만을 가진 소유주가 나온다면, 사업 자체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도심에 용적률을 700% 이상 올려주는 과정에서 주변의 반발도 예상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한 점도 문제다. 여당 지도부조차 부동산 정책의 전면 재검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관련 입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에 용적률을 700%까지 주는 것은 사업지 주변의 일조권이나 주차난 등 민원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임대주택, 즉 공공채납분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