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6년간 수의계약 536건 분석
55.4% 전관영입 업체에...금액으론 70%
경실련 “LH는 해체하고 주택청 신설해야”
최근 6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중 절반 이상이 퇴직한 LH 직원을 영입한 업체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전관의 재취업 현황을 공개하고, 주택청 신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설계용역 총 536건(9484억원)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LH 전관 영입 업체 47곳이 297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전체 사업 수의 55.4%가 LH 전관 영입 업체에게 돌아간 것이다. 사업 규모로만 보면 6582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사업비의 69.4% 수준이다.
설계용역 수의계약 규모는 지난 2015년 63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54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2020년 당시에 LH전관 영입 업체 수주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9년에 전체 계약 금액 2895억원 중 2109원(72.9%) 가량이 이들에게 맡겨졌다.
6년간 수의 계약 상위 10개 업체 역시 모두 LH전관 영입업체였다. 상위 10개 업체의 수의계약 건수는 121건으로 전체 536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계약금액 역시 3596억원으로, 전체 9484억원의 38%를 차지한다.
LH가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의 경우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에서도 LH 전관 영업 기업의 수주 건수는 두드러진다. LH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경쟁입찰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총 290개 중 약 40%인 115개를 LH 전관 영입 업체가 따냈다. 사업 규모로 보면 전체의 48%인 3853억원 수준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LH는 해체돼야 하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며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 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경실련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 10년간 공공택지 매각으로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겼다는 주장 역시 제기했다. SH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 말까지 10년 동안 87만평의 공공택지를 매각해 5조 5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SH가 총 8조8000억원을 들여 14조2000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공기업을 만든 목적은 무주택 서민들이 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해 집값을 안정시키라는 것”이라며 “공기업이 본문을 망각한 채 선분양 특혜를 누리고 제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지헌·채상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