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가구 2차 공공택지 내달 발표
토지거래 사전조사로 투기 세력 색출
투기 적발시 사후 부당이익 환수 가닥
친인척 등 동원 차명거래 진화 가능성
후보지 작년부터 지분쪼개기 투기 정황
인접지 투자 많아 개발지 조사론 한계
정부가 다음달 14만9000가구 규모의 2차 신규택지 입지 발표를 앞두고 택지 지정과 투기 세력에 대한 수사의뢰를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입지 발표에 앞서 사전 조사로 투기 세력을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지거래 내역과 관련 공직자 명단을 대조하는 방식은 차명 거래나 자금 출처 등을 밝힐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사전 조사에서 공직자 투기 의혹이 나와도 일단 후보지로 추진하고, 사후적 조치로 이들의 부당이익을 걸러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2차 신규택지 후보지에서도 차명 거래 등을 통한 투기 의혹이 드러날 경우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당정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방지대책과 관련해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부당이익을 몰수하는 소급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에서 전형적 불법·편법·불공정 투기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특히 솔선해야 할 공직자에 대해서는 훨씬 엄한 기준과 책임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4 공급대책 후속으로 발표가 임박한 14만9000가구 규모의 2차 신규 택지지구는 토지거래 내역과 관련 공직자 명단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투기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18만 가구 등 전국에 26만30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흥 등 1차로 확정한 10만1000가구와 세종 행복도시 1만3000가구 외 나머지 14만9000가구(수도권 11만가구 등) 규모의 2차 신규택지는 내달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토지거래 조사로는 차명 거래나 자금 출처를 밝히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가 일가 친척이나 지인을 동원한 차명 거래 등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직원들의 토지 거래를 전부 신고하게 하겠다고 하더라도 제3자를 통한 차명 거래까지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사전 투기를 차단할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기 조사 대상에서 개발 주변 지역은 빠지고 개발지역 내로 한정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투기 세력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개발지역 인접지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분 거래가 많은 땅은 투기적 수요가 많아 신규택지 후보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 등 신규택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서 토지 거래가 급증하고 지분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초 월평균 10여건이었던 하남 감북의 토지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00건을 넘겼다.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지분 쪼개기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감북의 작년 6월 거래 중 약 80%가 지분 거래였다. 고촌 지역의 지분 거래도 최근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정부는 신규택지 후보지 사전 조사에서 투기 의혹이 나오더라도 당초 예정된 택지를 빠짐없이 발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공직자의 땅 투기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가 없는 입지만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모든 입지를 발표하고 이후에 부당이익을 환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강력한 투기 방지 대책이 시행되면 공직자가 땅 투기로 인해 얻는 이익을 철저히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