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찰청 국수본 앞에서 회견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되던 2014년에
1㎞ 떨어진 아파트 분양권 1년만에 전매
2640만→4240만원…현금 1.6배 불려”
“서울대란 이름, 투기 조장에 적극 활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서울대 학생들이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와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에 관한 개발 정보를 이용해 투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함께 시흥시 전·현직 공무원과 서울대 전·현직 교직원에 대한 투기 의혹도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시흥 배곧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규명을 바라는 서울대 학생들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시장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배곧신도시 내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내용의 수사의뢰서를 접수했다.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온라인으로 접수했다.
또한 김 전 시장뿐 아니라 전·현직 시흥시 공무원과 전·현직 서울대 교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여부를 수사하라는 연서명도 함께 제출했다.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연서명에 서울대 재학생·졸업생, 시흥시 주민 등 78명이 참여했다.
김 전 시장은 2009년 4월부터 지난 2018년 6월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시흥시장을 하며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해 차익을 남긴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시장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2014년 시흥캠퍼스 부지에서 불과 1㎞ 떨어진 정왕동 소재 배곧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한 지 1년 만에 되팔았다. 분양가는 약 1억4000만원의 아파트를 1년여 만에 대출 1억1600만원에 현금 4000여 만원을 지급받는 대가로 양도한 셈이다.
서울대생들은 “분양권 취득 후 1년여 만에 웃돈을 받고 되팔았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김 전 시장은 현금 2640만원을 1년만에 4240만원으로 1.6배 불렸으니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이 아파트를 분양받던 시기와 시흥캠퍼스 유치가 결정된 시기가 같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들은 “신도시 명칭에 ‘배곧’(배움곳)을 붙이고 아예 ‘서울대학로’라는 도로를 만든 것에서 드러나듯 서울대 유치는 배곧신도시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라며 “(건설사 등은) 서울대라는 이름을 투기 조장에 적극 활용했고 시흥시와 서울대 본부도 사실상 이를 방조해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김 전 시장이 배곧신도시 조성과 시흥캠퍼스 유치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점 등을 들어 부패방지법 업무상비밀유지죄와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의 부패방지권익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선례 등을 볼 때 김 전 시장이 이를 위반했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시흥시 공무원과 서울대 교직원에 대한 수사와 징계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배곧신도시를 수사 대상 지역에 포함시키고 김윤식 전 시장을 포함한 시흥시의 전·현직 공무원들이 위법한 투기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서울대 역시 시흥캠퍼스 추진의 주요 당사자인 만큼, 전·현직 보직교수 등 교직원들의 가담 여부도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연서명을 공동 제안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재학생인 이시헌(24) 씨는 “시흥시 측은 ‘서울대’라는 이름을 팔아 시흥캠퍼스 인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왔다”면서 “김 전 시장 자신이 이를 통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시흥캠퍼스는 부동산 투기 사업’이라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가 타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