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국민연금, 주주 목소리 귀기울이기 시작”
박찬구 회장, 국민연금 전부 찬성으로 승기 잡아
26일 주총서 판가름…박 상무 내년에도 대결 예고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박 상무가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 상무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이 국내 최초로 주주제안 사내이사 선임 안에 찬성하기로 한 것은 주주가치 증대를 향한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첫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박 상무를 통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과 이사회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 뜻을 밝혔다. 국민연금이 회사 측(박찬구 회장)이 아닌 주주제안 측(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손을 들어준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무엇보다 우선 강조한 것이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견제 및 감독 기능 강화”라며 “이를 통한 근본적 거버넌스(지배구조)의 개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박 회장 측이 제시한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한 것을 두고는 아쉬움을 표했다.
박 상무는 “(우리의) 이번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이라는 기존 틀 안에서 평가한 것이 안타깝다”며 “국민연금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현 경영진의 부적절한 의사결정을 기존 이사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을 더욱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이어 2대 주주인 국민연금(8.16%)도 박 회장 측(14.84%) 안건을 지지하면서 박 회장에게 일단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상무(10%)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지더라도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감사위원회에도 이사와 경영진의 직무집행 행위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는 위원의 선임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이를 염두하고 최근 박 상무의 모친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며 박 상무의 우군인 특별관계자로 추가했다.
한편,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 최대 공적연금이자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이하 캘퍼스)은 박 상무가 제시한 배당안을 비롯해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박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 '내부거래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안', '민준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에 찬성했다.
노르웨이의 국부펀드(GPFG) 운용기관이자 금호석유화학 주주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 역시 박 상무가 제안한 대부분의 주주제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과 박 상무 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6일 오전 9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