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화이자 백신 25만명분 국가출하승인
정부, 4월부터 접종 후 이상반응시 휴가 권고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4월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화이자 백신 추가 물량이 도입되고 정부가 이상반응 접종자를 위한 '백신 휴가제'를 도입하면서 접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봄철 사람들의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확산세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접종 속도를 높여 집단면역 형성을 하루 빨리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 25만명분, 국가출하승인=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25만명분에 대해 28일자로 국가출하를 승인했다. 국가출하승인은 백신이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국가가 검정시험과 제조사의 자료검토 결과를 평가해 품질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코미나티주 50만여 회분에 대한 검정시험과 제조·시험에 관한 자료검토를 통해 효과성, 안전성, 품질을 확인한 결과 국가출하승인 기준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역가시험, 확인시험, 함량시험 등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 유전물질과 유전물질을 둘러싼 지질나노입자 성분의 양을 측정했다. 순도시험, 엔도톡신 시험 등을 통해 제품이 오염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제조사 품질보증 책임자가 발행한 품질시험 자료 검토로 품질 일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상대적으로 안전성 논란이 적고 예방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면서 국내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백신 휴가제 도입…“접종률 높이는데 긍정적”=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8일 브리핑을 통해 내달 1일부터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접종자는 별도의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 없이 신청만으로 휴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접종 후 10∼12시간 이내에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접종 다음 날 하루 휴가를 쓰고, 만약 이상반응이 있을 때는 하루 더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보통의 이상반응이 2일 이내 호전되는 만큼 그 이상 이상반응이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는 접종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내달 첫째 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보건교사, 6월 접종을 앞둔 경찰·소방·군인 등 사회필수인력과 항공 승무원 등 민간 부문에서도 백신 휴가가 시행될 전망이다.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병가, 유급휴가, 업무배제 등의 조치를 통해 소속 종사자들에게 휴가를 부여하게 된다. 사회필수인력은 관계 부처의 복무규정에 따라 병가가 적용된다.
이미 접종이 진행 중인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의 경우 관련 협회와의 논의를 거쳐 휴가 사용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접종자 전원에 대한 의무 휴가가 아니라 권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백신 휴가 시행이 어렵지 않지만 민간기업이나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우 사실상 휴가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지 않은 데 대해선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백신 휴가를 사용할 인원은 전체 접종자 중 심한 이상반응이 나타난 1∼2%보다는 높고 일반적인 불편감을 호소한 30%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중 심한 이상반응이 나타난 경우에 적극적으로 휴가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휴가 제도가 접종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노동자를 위한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힘든 사람들이 진단서 없이도 병가를 사용하고 또 예방 접종으로 시간을 비워야 하는 경우에는 쉽게 연차를 쓸 수 있도록 풀어준 것”이라며 “의료기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이 좀 더 쉽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물리적인 장애물을 없애준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서 “접종의 '걸림돌'에는 물리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장애도 크다”며 “백신 접종이 보편화된 방법인데도 쉽게 호도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접종에 대한 불신을 줄이기 위한 소통 방안도 더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화이자 백신에 대한 추가 물량이 확보되고 백신 휴가제까지 도입되면서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백신 접종자는 27일 기준 79만909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3%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