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친환경에너지ETF 자산 급증
시총 8% 이상 보유 에너지기업만 6개
S&P, 클린 에너지 지수 개편 시사
지수 구성종목 30→77개 확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보유 중인 친환경에너지주를 대거 팔 예정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열풍으로 펀드 자금이 급증하자 일부 중소형주의 지분을 너무 많이 갖게 된 탓이다. 매각 대금을 활용해 새롭게 클린 에너지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을 매수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대표적인 친환경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INRG)’는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 140% 상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 향후 4년간 기후 관련 인프라에 2조달러 이상 투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자금도 대거 몰렸다.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초만 해도 760만달러(86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108억달러(12조2000억원)로 급증했다.
단기간 내 자금이 쏠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의 자금 45%는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지수’를 추적하며 투자를 한다. 30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주가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클린 에너지 지수다.
30개에 불과한 중소형주에 과도한 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Gen) 분석에 따르면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가 시가총액 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에너지기업이 6개에 이른다. 보유지분이 6% 이상인 기업은 8개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S&P500 등 대표적인 미국 증권지수를 산출하는 세계 최대 금융 데이터 업체 S&P다우존스인디시즈는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지수를 개편하겠다고 시사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지수 변경은 구성 요소 집중과 유동성 문제를 크게 완화해 향후 대형 ETF가 지수를 더 쉽게 복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오는 4월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지수의 구성 종목이 30개에서 77개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수 개편이 되면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도 지수에 신규로 편입된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 세계적인 풍력발전 터빈 제작사인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 해상 풍력 개발업체 덴마크 오스테드 등에 4억달러 이상씩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지분은 일부 처분해야 한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블랙록이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 머리디언 에너지의 주식 4억500만달러어치를 팔아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리디언 에너지가 47.6일 동안 벌어들이는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뉴질랜드의 전기 생산 업체인 컨텍 에너지의 주식도 3억6000만달러어치 매도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의 버번트, 영국의 아틀란티카 서스테이너블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매각 대상 주식으로 거론된다.
글로벌평가사 모닝스타의 분석사인 케네스 라몬트는 “새로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은 이미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종목 비중을 재조정해야 하는 블랙록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블랙록 관계자는 “(지수 개편은) 흔히 사용되는 도구”라며 “청정에너지 시장이 발전한 만큼 지수가 확대되는 것은 기쁘다. S&P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