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2016년 설립

폭스바겐·BMW 투자로 배터리공장 증설 탄력

EU, 아시아로부터 '배터리 패권' 탈환 주력

유럽기업 합종연횡, 배터리 후발주자 한계 극복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노스볼트 홈페이지]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노스볼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창립한 지 5년밖에 안 된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스웨덴의 노스볼트(NorthVolt)다.

노스볼트는 독일 폭스바겐와의 협업으로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파워데이(Power Day)'에서 "노스볼트와의 협업을 통해 2030년까지 40GWh의 공장 6개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스볼트와 폭스바겐의 밀월관계는 이미 2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노스볼트는 2019년 폭스바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스웨덴과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연간 16GWh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스볼트는 지난해 9월 폭스바겐과 글로벌 금융기관들로부터 6억달러(약 7000억원)의 추가 자금도 조달해 배터리 개발과 설비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총 150GWh 규모의 생산체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노스볼트는 BMW와도 손잡고 20억유로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부터 삼성SDI, CATL과 함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처럼 노스볼트는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동맹 전선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이 배터리 시장 환경을 유럽 기업에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한 몫 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를 비롯해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아시아 3국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아시아 배터리'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EU 신(新) 배터리규제'를 발표하고, 환경친화적 배터리만 유럽시장 진입을 허용하겠다고 선포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유럽기업 주도의 생산체제를 구축해 패권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노스볼트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노르웨이의 알루미늄 생산기업인 하이드로(Hydro)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노스볼트는 2030년까지 배터리 원재료 중 재활용 원재료 비중을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 프랑스 베르코어, 영국 브리티시볼트 등이 배터리 사업 진출을 잇달아 선언하는 등 유럽기업들의 배터리 시장 공략은 거세지고 있다.

폭스바겐이 지난 15일 노스볼트와의 추가 협력계획을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는 폭스바겐과 앞서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노스볼트가 아직 신생 기업이란 점에서 품질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생산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설립 5년차라는 점에서 폭스바겐 바람대로 노스볼트가 기술 확보 및 생산성 향상이 가능할 지는 아직 의문"이라며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노스볼트 공장의 수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부 물량이 외부로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노스볼트 배터리는 국내 기업 배터리에 비해 품질과 원가 모두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폭스바겐은 배터리 공급의 안정성과 서플라이 체인의 통합을 더 중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배터리 외 고정비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유럽 기업들 간의 이 같은 합종연횡이 국내 3사를 비롯한 아시아 배터리 기업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