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위해 법제도 움직여…사회적 논란 초래”

“사기범 진술만을 근거로 나라 난장판, 책임 물어야”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위증 의혹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지만, 검찰 수뇌부 회의 결과 일방적으로 당시 증인을 기소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장관이 무리하게 수사지휘권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검은 19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주재로 대검 부장(검사장급)들과 전국 고검장 6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김모씨를 기소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표결 결과 10명이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2명이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 2명은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냈던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당사자가 구하지도 않았는데,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까지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특정인을 위해 법제도를 움직였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진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글을 올려 “물적 증거가 차고 넘치는 10년 전 한명숙 뇌물 사건을 뒤집어 보겠다고 사기죄로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재소자 진술만을 근거로 온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면서 “기소에 찬성한 검사장 2명이 누구인지, 어떤 근거로 기소 주장을 했는지도 반드시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현직 검찰 간부도 “장관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수사지휘를 하는 게 아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표결 결과를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회의를 앞두고 “어느 검사가 무슨 주장하는지 국민이 다 듣고 판단하도록 하자”고 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불기소 의견이 다수라는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했을 뿐, 아무런 의견을 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