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 마련 늦어지면서

당국·금융사 준비 부족

설명·안내자료 등 미비

철회·해지 요구는 가능

민원 급증 불편도 늘듯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9월까지는 처벌 보다는 계도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법령 제정이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회사들도 준비가 덜 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권한행사도 반쪽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6개월간은 주장해야 할 권리와, 누릴 수 없는 권리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핵심설명서·위험등급안내 부족할 수=금융당국은 오는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감독한다. 각 금융업권은 모든 금융상품에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허위 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당국은 처음 시행되는 법인 만큼 새로 생겼거나 강화된 제도에 한해 오는 9월까지 대화로 현장 안착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내부통제기준과 핵심설명서 마련,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설정 의무, 자문업자·판매대리중개업자 등록의무 등 핵심의무를 지키지 못해도 시정 조치를 내리지 않을 계획이다. 기준 마련과 시스템 구축에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철회·해지·자료열람권 행사가능=6월 계도기간이라도 소비자는 이달 25일부터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자료열람요구권 등 권리를 행사할 수는 있다.

청약철회권은 상품 가입 후 최대 9일 이내 청약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렇다고 모든 금융상품에 사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보험이나 대출은 문제가 없지만 공모펀드의 경우 이미 투자가 이뤄졌다면 계약 취소가 어려울 수 있다. 요구권이므로 요구한다고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위법계약해지권은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 위법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검사, 법원의 재판 결과를 통해 위법 여부를 가려야 해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민원, 넣어도 처리 더딜 듯=금융당국은 6개월간의 계도기간에도 신고가 들어오거나 자체 조사에서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시정조치를 내리게 된다. 시정 요구에도 고치지 않거나 고의적인 행위라고 판단되면 실제 처벌이 이뤄진다. 관련 상품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과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형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금융업계가 지켜야 할 규제가 늘어나면서 금감원에는 민원 건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도 인력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어 계도 기간 내에는 민원을 일일이 검사하고 시정조치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새로운 법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고 업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며 “최대한 의견울 주고 받으며 현장에 적용시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