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도입이 시작되면서 우선순위를 두고 각종 주장이 생겨나고 있다. 사회적 합의와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1000만명 가량이 접종을 마치는 5~7월 형평성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백신여권 도입 등으로 국민 일부만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논란은 더 거세질 수 있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한국의료윤리학회 등은 앞서 백신 접종 우선순위 결정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별과 배제 없는 백신접종과 함께 원칙에 따른 우선 순위 결정 등이 강조됐다. 자칫 잘못하면 사회적 갈등과 비효율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섞였다. 정부가 예방접종 계획으로 대략적인 시간표를 세웠지만, 백신보급이 진행되면서 각종 주장이 정치권과 각종 시민·이익단체 중심으로 나올 수 있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의료 자원 분배에 관한 윤리원칙 수립과 사회적 호소’ 성명서에서 구체적인 갈등 예상지점을 명시했다. ▷우리 사회 필수 직업군은 무엇인가 ▷국내 집단 유행이 발생한 물류센터, 콜센터 등 종사자에게 우선 배분돼야 하는가 ▷의료자원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방 주민과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수도권 주민 중 어디가 먼저 맞아야 하는가 등이다.
이미 기미는 보이고 있다. 사회 필수 직업군, 집단유행 위험군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선긋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전날 “등교 수업이 3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학교 교사에 대한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학이 끝나고 수업이 시작되면 집단유행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문제는 교사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대면업무를 진행하며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업무를 어디까지 정할지 구체적인 규칙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택시기사와 버스기사도 좁은 공간에서 다수 인원과 대면하며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직업군이다.
국제적으로도 이미 백신불평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0개국이 코로나19 백신 75%를 접종했다”며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같은 민족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낙후한 북한이라는 곳이 존재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북한 백신 지원 가능성에 대해 “‘여건’이 마련된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그 ‘여건’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결국 이 딜레마는 우리가 손에 쥔 백신이 없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1차 접종자가 60%에 다가가는데 한줌 백신을 나누려니 딜레마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 추가 우선접종은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일면 타당하지만, 확산방지 차원에서보면 택시·버스기사도 먼저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방역의 성격을 정부가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