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의 23일 최태원 회장 공식추대

4대 그룹 총수로는 첫 대한상의 회장 겸직

기업 목소리 적극 대변 활동폭 확대 기대

무협 24일 차기회장에 구자열 회장 선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을 수장으로

SK 최종현·LS 구평회 회장이어 2대째 인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오는 23일과 24일 나란히 경제단체의 새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재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잇단 규제법안의 통과로 경영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들의 취임으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장으로서 기업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달라는 주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23일 열리는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를 거쳐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통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직해왔던 관례에 따라 오는 3월 24일 제24대 대한상의 회장에도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 가능하다.

최 회장이 공식 취임하면 4대그룹 총수로는 최초의 대한상의 회장이 된다. 대한상의가 국내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단체인 만큼 최 회장의 활동폭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현 정부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제치고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했다.재계는 대한상의의 강화된 위상을 바탕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동반성장을 강조해온 최 회장의 평소 신념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까지 챙기는 등 상생협력에 앞장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서울상의는 최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부회장단을 김범수 카카오톡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젊은 정보기술(IT) 기업인들로 대폭 교체했다.

구자열 회장은 24일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무협은 이날 정기총회를 열고 구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무협 회장은 그동안 퇴직한 정부 관료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구 회장이 나서면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을 수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관료 출신보다는 경륜이 풍부한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재계 의견에 따라 구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뽑혔다.

LS그룹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LS그룹은 형제들이 9년 단위로 돌아가며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다. 2013년부터 LS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전통에 따라 무협 회장 취임 이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길 전망이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과 구자열 회장은 각각 아버지 고(故) 최종현 회장(전경련 회장)과 고(故) 구평회 회장(무역협회장)에 이어 2대째 경제단체장을 맡는 기록도 세웠다. 최종현 회장은 지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경제계를 이끈 바 있다. 구평회 회장은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무역협회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무역협회까지 기업인 회장을 맞이하면서 전경련과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국내 5대 경제단체는 15년 만에 모두 기업인 회장 시대를 열게 됐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른바 ‘공정경제 3법’ 개정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이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응해 경총과 전경련의 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단체의 위상과 영향력을 키우고 기업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회가 각종 기업규제 법안을 내놓고 있어 신임 경제단체장들에게는 이를 조율하기 위한 국회와의 소통이 첫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