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우려 없어 수갑 불필요” 판단

전광훈 목사 측 “인권위 결정 환영”

“인격권 침해 기각은 아쉬워”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월 2일 열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경찰이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 침해라고 판단된다고 10일 밝혔다. 당시 전 목사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월 2일 열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경찰이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 침해라고 판단된다고 10일 밝혔다. 당시 전 목사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1월 불법·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나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게 경찰이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0일 “도주 우려가 없는 피의자에게 수갑을 사용한 것은 인권 침해로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경찰청에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지난해 1월 2일 영장실질심사 후 경찰서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이를 취재진에게 노출시켜 신체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전 목사가 사랑제일교회 사택에서 20년째 거주 중이어서 ‘주거 불명’으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하고 수갑 착용에 저항 없이 동의한 점에 비춰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었다고 보고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전 목사가 수갑 가리개를 한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경찰 통제 밖에서 일어난 취재 경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은 기각했다.

인권위는 불필요한 수갑 사용이 수사기관의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해당 경찰관에게 개별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경찰청이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 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피호송자에게 수갑·포박하도록 규정한 경찰청 훈령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제50조 제1항)을 현장에서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이번 진정을 제기한 전 목사 측 김태훈 변호사는 “인권위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인격권 침해는 이 사건 성격에 비춰 신체의 자유 침해에 당연히 수반된다고 봐야 하므로, 인격권 침해를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