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이 연방 기준 최저임금을 2025년까지 현재의 2배인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면 14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액수를 목표로 하는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빈곤선(2020년 현재 1인 기준 연소득 1만2760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미국인을 90만명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관측됐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임금법 인상법안의 예산적 효과’ 보고서를 냈다. 민주당이 지난달 26일 발의한 법안이 통과하면 정부 재정·고용 등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15달러가 되면 고용은 전체의 0.9%에 해당하는 140만개가 줄어들 걸로 예측됐다. 임금이 오른 데 따른 부담이 고용주의 일자리 축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1700만명의 근로자가 돈을 더 벌게 된다는 추산이다. 미 노동자 전체의 10%에 해당한다. 현재 시간당 15달러 이상 버는 1000만명의 근로자도 임금이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법안 제정일을 6월 1일로 가정했다. 최저임금이 시차를 두고 9.5달러→11달러→12.5달러→14달러→15달러로 올라가는 구조다.
CBO는 “2021년에 높은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당수 근로자라도 여전히 직업을 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2025년엔 (최저임금 인상) 법안 때문에 직업이 없을 140만명의 절반은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15달러로 뛰면 정부 누적 재정적자는 10년간(2021~2031년) 540억(약 60조5000억원)달러 증가한다고도 CBO는 추산했다.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높아져 정부지출도 늘어나게 된다면서다. 영양보충에 대한 정부 지출은 줄겠지만 사회보장연금·실업수당 등이 이를 상쇄하게 된다고봤다. 경제 생산도 고용이 줄어드는 게 주 원인이 돼 다소 감소할 걸로 추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CBO의 보고서가 최저임금 인상을 예산안에 넣을지를 두고 이미 가열된 논쟁을 더 뜨겁게 달굴 것으로 봤다. 공화당과 재계, 경제학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발 해고에서 회복하는 와중에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이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중도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WP는 그러나 현행 연방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는 2009년 이후 변화하지 않았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조정할 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패티 머레이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보고서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는 게 단지 옳은 일이 아니라 좋은 정책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