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투자 구체적인 사항 속속 드러나, 최종 결단 시점에 주목
정치권 한미 정상회담 논의 본격화 “투자 확정되면 바이든 정부에 주는 선물 해석 가능성”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 110억~170억 달러(약 13조~19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세제혜택 등 구체적인 계약 사항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투자 계획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에 주는 선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텍사스주 공식 문서(state official documents)을 인용해 “삼성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고려(considers)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새 공장을 오스틴으로 최종 결정할 경우, 올해 2분기 착공해 오는 2023년 3분기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 문서에서 삼성전자 측은 오스틴시와 트래비스 카운티에 향후 20년 이상 8억600만달러(약 9100억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을 요구한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은 향후 25년간 100%의 재산세 환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또한 “이번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며 애리조나와 뉴욕, 한국 등을 포함한 대체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문서를 통해 밝혔다.
아울러 공장부지 선택과 관련 “인적 인프라, 반도체 산업환경과 시장 접근성 속도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 달러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뉴욕주 상원의원인 찰스 E.슈머(민주당)는 “(뉴욕주에 삼성이 공장을 지을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세금혜택을 제공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슈머 위원은 “미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려면 이 같은 세금 혜택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경우 기존 반도체 공장이 위치해 있는 오스틴이 여전히 유력 후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8년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준공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사업을 확장해 온 바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SAS)의 커뮤니케이션 업무 담당 이사 미셀 글레이즈(Michele Glaze)는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 결정에 관한 사안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텍사스주 지역지인 커뮤니티 임팩트 뉴스페이퍼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가 현실화할 경우 텍사스주 역사상 가장 큰 단일 투자가 될 것”이라면서 “약 2000개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최종 결단 시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 결정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확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미국 바이든 정부에 대한 한국 측의 선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