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으론 한계…대응책 고심
국내 기업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며 글로벌 탈탄소 흐름에 대응하고 있지만 눈 앞으로 다가온 ‘탄소세’ 대비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각 기업들이 수소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앞다퉈 친환경 사업에 나섰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당장 2023년부터 탄소국경세의 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로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SK를 비롯해 포스코, 한화, 효성, 두산 등이 일제히 수소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탈탄소 전략에 동참하고 나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제 한 걸음 내디뎠을 뿐 탈탄소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말한다.
단적인 예로 기업들은 수소 생산과정에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그 단계에 이르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제 막 그린수소 생산의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실증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그린수소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양산까지 또 다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수소업계에 따르면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1kg당 10~15달러 수준으로,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그레이 수소’보다 5배가량 비싸다. 결국 기업이 장기간에 걸친 투자 부담을 버틸 수 있는 지가 탈탄소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개별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는 수준으로는 주요 선진국들의 탄소 규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 및 상업적 도입에 이르기까지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소 사업에 나선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최소 10년은 지난 후에야 제대로 된 옥석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기업들의 탈탄소 설비와 신기술 투자가 절실한 만큼 정부가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