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계 첫 그린본드 발행 의미
ESG 중심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세계시장 신뢰 확보 큰 기대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초로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본격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으로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제2공장 투자에 나선 데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동참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최태원 회장은 줄곧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 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정유·화학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2월 1조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선제적으로 나섰으며 SK하이닉스도 이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초로 그린본드 발행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까지 발행하는 이번 그린본드에는 전 세계 230여개 기관투자자로부터 54억달러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당초 5억달러 수준으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10억달러로 대폭 늘렸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반도체 사업장의 수질 관리를 비롯해 에너지 효율화, 생태환경 복원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규 최첨단 폐수 처리장과 용수재활용 시스템 구축에 상당 부분의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와 국내외 반도체 부품·소재·장비 업체가 입주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총 415만㎡ 규모로 조성된다. 지난 12일 경기도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반도체 팹(Fab)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린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저전력 낸드 기반 저장장치(Solid State Drive·SSD) 개발 사업에도 투입된다. 대표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저전력 SSD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어 환경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혁준 SK하이닉스 재무담당은 “이번 그린본드의 성공적인 발행은 회사의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결과라고 본다”며 “ESG 경영을 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