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계자 크람프-카렌바우어, ‘자책골’에 불출마
1월 집권 기민당 대표 선거 3파전…메르츠 전 대표 우세
사민당·녹색당도 후보 지명…정권교체 이뤄질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무티(Mutti, 엄마) 리더십’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9월 총선을 끝으로 16년에 걸친 집권을 마감, 정계에서 은퇴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 대응과 강력한 재정 정책 등으로 지지율이 70%가 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5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나겠다고 한 2018년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르켈이란 거물이 지나간 자리를 채울 차기 주자의 윤곽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유력 후계자 ‘자책골’에 불출마
당초 메르켈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이 꼽혔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장관은 자를란트주 총리를 지내다 2018년 초 메르켈 총리에 의해 기민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돼 중앙 정치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미니 메르켈’로 불리며 사실상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은 끝에 같은 해 12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지난 2월 차기 총리 후보직 불출마를 선언, 집권 기독민주당(CDU) 대표에서도 물러났다.
튀링겐주(州) 총리 선출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사실상 ‘킹메이커’ 역할을 하도록 빌미를 제공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1월 집권 기민당 대표 선거 3파전
집권 기민당의 차기 총리 후보가 될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가상 전당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한 두 차례 연기 끝에 오는 16일(현지시간) 치러진다.
현재 경쟁은 3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그들이다.
그동안 독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를 관할하고 있는 라셰트 총리가 유력 후계자로 꼽혀왔지만, 전국적 봉쇄 완화를 주장하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독일 내에서 최초로 지역 단위 봉쇄를 취하며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아들의 부정부패 사건까지 알려지며 여론까지 급속도로 악화됐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메르츠 전 대표다. 메르켈 총리가 좌파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수 세력이 대표적인 보수 강경파인 메르츠 전 대표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데어슈피겔’이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르츠 전 대표가 26%의 지지율로 뢰트겐(10.6%) 위원장, 라셰트(8.1%) 총리를 큰 격차로 앞섰다.
비록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대응 실무를 총괄해 온 옌스 슈판 보건장관도 ‘잠룡’으로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도 23%로 메르츠 전 대표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사민당·녹색당도 후보 지명…정권교체 이뤄질까?
뚜렷한 강자가 눈에 띄지 않으면서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독일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은 지난 8월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을 차기 총선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숄츠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지율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민당은 의석수에서 제2당이지만, 지난 2017년 9월 총선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겪으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 자리도 녹색당에 내줬다.
녹색당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총리 후보를 선출, 집권에 본격 도전한다.
지난 2019년 집권 기민당의 지지율을 잠시나마 앞질렀던 녹색당은 기민당 후보로 보수 강경파 메르츠 전 총리가 선출될 경우 이탈할 중도표를 흡수해 총리 자리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