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쿠팡 등 e커머스 업체에서 일부 자급제 스마트폰이 제조사의 공식 출고가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 소규모 판매업자들이 오픈마켓 입점하며 발생하는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자급제 스마트폰이란 제조사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나 온라인 쇼핑몰,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기기를 별도 구입한 후 약정 없이 원하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자급제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이 스마트폰의 구매처로 떠오르는 중이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쿠팡, G마켓, 11번가, 쿠팡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부 자급제 스마트폰이 제조사의 공식 출고가보다 적게는 3만~4만원, 많게는 30만원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출고가는 ▷일반 모델 119만 9000원 ▷울트라 모델 145만 2000원이다. 하지만 쿠팡의 한 판매업자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자급제 모델을 출고가보다 16만원 가량 비싼 161만 2500원에 판매 중이다.
G마켓은 한 술 더 뜬다. 무려 35만원이나 더 비싸게 판다. G마켓에 입점한 한 판매자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무려 180만원에 팔고 있다. 해당 판매자는 일반 모델 ‘갤럭시노트20’의 가격 또한 본래 가격보다 16만원 더 비싼 135만 9000원으로 기재하고 있다.
‘가격 뻥튀기’ 현상은 국내 제조사와 해외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애플의 ‘아이폰12 미니(64GB)’ 또한 자급제 모델 출고가가 95만원임에도, 11번가에서 121만 58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나 대량으로 물건을 떼오는 공인 리셀러가 아닌 소매업자가 오픈 마켓에 입점하며 생긴 현상”이라며 “소량으로 물건을 떼오는 데다 오픈 마켓 입점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다보니 공식 출고가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사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은 자급제 스마트폰을 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구매처로 인식된다. 카드 할인, 무이자 할부, 적립금 등 e커머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이용하면 보다 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 다른 e커머스 관계자는 “사전예약 등은 제조사와 e커머스 업체가 협의하며 진행하지만, 이후 입점해 판매하는 소매업자들의 판매 가격은 입점업체의 자유”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의 규모와 판매 전략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