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월증가액 2조대 지침에도

11월 5조 늘어 한도 조기소진

은행권의 연말 잇단 신용대출 중단 배경은 금융당국의 ‘구간단속’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11월, 12월 월 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 대로 맞추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은행들은 11월 신용대출 증가액이 예상 외로 급증하자 이달 증가치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5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1월 4조8495억원 늘었다. 지난 10월 금융당국이 월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 대로 관리하라고 권고했지만 5대 은행은 배 이상 늘렸다. 12월 한도까지 당겨 쓴 꼴이 되면서 이달에는 신용대출 증가액을 사실상 ‘마이너스’로 맞춰야 할 처지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22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8234억원으로 여전히 1309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신용대출 증가액을 관리하라고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은행들이 다급히 대출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23일부터 연말까지 영업점에서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대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22일부터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았다. 하나은행 역시 오는 24일부터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