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원룸도 보증금 2000만원

주거환경 열악 ‘코로나 집콕’ 우울

주택바우처제 도입 주거지원 절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대학생 박모(24)씨의 원룸. [제보자 제공]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대학생 박모(24)씨의 원룸. [제보자 제공]

#1. 7년 전 서울 서대문구로 상경한 취업준비생 강모(27)씨는 대학등록금에 주거 비용까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에 눈치가 보여 1년간 고시원살이를 했다. 강 씨는 “닭장처럼 좁은 방에 있으니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것 같아 보증금 20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 방으로 옮겼다”고 했다. 지금 강씨가 살고 있는 집은 27년도 더 된 낡은 다세대주택이다. 설거지할 때마다 싱크대 밑으로 물이 새고 방음은 기대조차 않는 방이다. 강 씨는 보증금을 마련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학생이 2000만원이 어딨냐”며 “결국 다 부모님 대출인데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어하셔서 더 죄송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2.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대학생 박모(24)씨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 원룸에 산다. 빨래 건조대를 펼치면 발 디딜 틈 없는 방에는 침대와 싱크대 거리는 채 다섯 발자국도 되지 않는다. 박 씨는 “지금 시국에 집에만 있어야하는데 방이 너무 좁으니까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외 아르바이트 등으로 보증금 1000만원은 간신히 마련했지만 서울에서는 내 집에 대한 꿈도 꾸지 못한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1인가구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중에서도 20대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1인 가구 중 절반 이하가 월세를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룸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내집마련은 커녕 전세도 언감생심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614만8000가구에 달하는 1인 가구중 20대(111만8000가구)와 30대(103만6000가구)의 비중은 18.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30대(16.8%), 50대(16.3%), 60대(15.2%) 등의 순으로 전체 1인가구 중 2030세대가 35% 차지하고 있다.

청년층 비중이 높은 1인 가구는 ‘보증금 있는 월세’ 형태 거주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가구에서 자가 비중은 58.0%를 보인 반면 1인 가구에서는 전체 10가구 중 4가구가 월세(38.0%) 형태로 산다. 이어 자가(30.6%), 전세(15.8%) 순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절반 이상은 10평(33㎡) 남짓한 40㎡ 이하 면적의 집에 살고 있다. 평균적으로는 45.1㎡ 면적에 산다. 1인 가구 주거면적은 40㎡ 이하(53.7%), 60~85㎡(17.1%), 40~50㎡(11.7%) 순이다.

좁아진 취업문도 혼자사는 2030 세대들을 더 힘들게 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 수는 270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 1000명 감소했다. 2030대의 감소폭이 가장 크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특히 1인 가구 중 청년들 비중이 높다”며 “이들을 위한 1인 가구 공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인가구 청년 중 월세 비중이 높은 이유는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독립을 하기 때문”이라며 “주택바우처 제도 확대 등을 통해 월세 비용을 보전해주면 취업을 준비하는 2030 세대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