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을 영어로 표현하면 ‘To search the old is to find the new’다. 21세기 유럽 등 세계의 도시는 역사적 건조물들이 지역 발전에 촉매가 되게 하는 역사문화 보전과 활용을 통한 도시재활성화(revitalization)에 주력하고 있다. 즉 역사문화 보전·활용은 도시환경을 풍부하게 하고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발전에 기여하게 하는 ‘도시재활성화의 중요한 전략’인 셈이다.

서울시는 2000년부터 문화재는 아닌 근현대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보호·관리정책을 시행했다. 한옥, 미래 유산 등의 자산화와 도시생활 환경인 북촌과 같은 한옥 주거지의 역사 경관을 보전하고 북촌 가꾸기를 시작으로 한옥 개·보수비용 지원, 환경 개선, 공동체 활성화, 119 출동 지원, 공공한옥 조성·활용 등 진흥정책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8월 한옥 중심에서 근현대 건축자산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건축자산 진흥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5. 6 시행)에 따른 5개년 종합계획이며, 1000만 거대도시이자 2000년의 시간 층위를 지닌 서울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한 근현대 건축자산 보호와 관리, 진흥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개별적 건축자산의 진흥을 위해 체부동 성결교회, 영등포 대선제분 공장, 선린인터넷고 강당, 구 샘터 사옥 등 11개소가 우수건축자산으로 선행 등록됐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재적 지정이 아니라 소유주의 의지로 등록하는 개념이며, 개·보수 지원(최대 1억원), 건축특례 적용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래유산, 생활유산과는 차별화된다. 현상보존이 아니라 활용가치에 중심을 두며 산업자산인 영등포 대선제분은 도시재생사업과 연계, 지역 앵커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북촌 등 한옥마을 9개 지역에 대한 건축자산 진흥구역 관리계획이 이달 중 결정 고시될 예정이다. 시 조례에 의한 한옥밀집지역을 법령(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건축자산진흥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관광지나 민속마을이 아니라 도심부와 현재 생활환경지역에 대한 ‘건축자산진흥구역 관리계획’이며 근현대 건축자산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 적극적 활용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종로구 7개(북촌, 돈화문로, 인사동, 운현궁 주변, 조계사 주변, 익선, 경복궁 서측)과 성북구 2개(선잠단지, 앵두마을)이며, 앞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보전적 재생은 역사적 환경을 고려,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재생 개념이며 도시생활환경에서 역사적 도시조직과 건조물의 가치를 유지하되 필요한 경우 적절한 개입을 통해 현대에 적합하도록 개선이 가능한 개념이다. 건축자산은 유기적 환경으로서 미래를 위한 자원으로 인식돼야 한다. 건축자산의 창조적 활용에 중점을 둔 진흥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정책에 대한 공유와 이해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이를 통해 주변에 있는 오래된 건축물이 더는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의 중요한 열쇠라는 가치 인식과 자발적 의사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옵션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