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 강행에 재계·학계 우려

고용감소·소송비 급증 등 초래

임대차법때 막대한 사회적 비용

경제단체 긴급성명 ‘후폭풍 경고’

오는 9일로 다가온 정기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재계와 학계 및 경제단체가 이른바 ‘기업규제 3법’ 총력 저지에 나섰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법안들의 대거 통과가 확실시되자 경제단체들은 지난 7일 일제히 긴급성명을 내고 규제 입법이 가져올 후폭풍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또 8일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까지 나서 스타트업 등 국내 스타트업들의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법안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또한 9일 ‘중기 주요 현안 관련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하는 등 규제 입법 저지를 위한 재계의 반발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8일 정치권의 상황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의 단독 처리 수순에 돌입하면서 정기국회 처리 강행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지난 7일 늦은 저녁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애초 예고에 없던 국회 입법 강행 반대 성명을 연이어 발표했다. ▶관련기사 3면

대한상의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상임위 단독 의결 움직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특히 상법은 정치적 법안도 아니고, 기업경영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렇게까지 처리해야만 하는 것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한 어조로 여당을 비판했다.

재계는 ‘기업규제 3법’이 최근 최악의 전세난을 낳는 ‘임대차보호법’의 기업판 버전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주요 경제단체들과 학계는 ‘기업규제 3법’이 투자 급감에 따른 고용 감소, 투기 자본의 공격, 소송 등 갈등 비용의 급증을 초래할 것으로 지적한다. 극심한 전세난의 경고를 외면한 채 법안 처리를 강행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손실을 초래한 전례가 어김 없이 재연될 것이란 경고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보편화돼 있지 않은 제도를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무리하게 추진을 해 오히려 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임대차보호법에서도 보듯 시장 경제의 기본 논리를 벗어나면 즉시 왜곡 현상이 빚어져 오히려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발과 호소에도 오히려 규제 법안들은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시멘트 생산 1톤당 1000원의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중소기업계도 정부와 여당의 독단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입법 저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선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9일 ‘중기 주요 현안 관련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 주 52시간 도입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 신용평가 등급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재계는 이 같은 경고에도 여당이 입법을 강행하면 법적 대응 절차까지도 검토키로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7개 경제단체는 “상법의 감사위원 선임규제는 의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상법상의 법리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헌의 소지까지 있다”고 밝히며, 향후 위헌 소송 제기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정경제 3법은 기본적으로 기업인들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가정 하에 만들어지고 있다”라며 “이러면 기업들은 운신의 폭이 줄어들어 결국 한국을 떠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