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예산 배정계획 확정…333조원 상반기 배정
산업·중기·SOC·R&D 등 집중 집행…“경제활력 극대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의 4분의3에 가까운 72.4%를 상반기에 배정해 재정의 경제활력 역할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기배정율은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산업·중소기업 지원 분야와 사회간접자본(SOC), 연구개발(R&D) 분야에 중점을 두어 예산을 조기배정키로 했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내년 예산 배정계획을 확정했다. 예산 배정은 각 부처에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배정이 이뤄져야 사업공고와 계약 등 지출 원인행위를 할 수 있다. 이에 각 부처는 내년초 본격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활력 회복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일반·특별회계를 포함한 전체 세출예산의 72.4%를 상반기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일반·특별회계의 실제 집행 예산 총액은 459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333조1000억원이 상반기 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반기 예산 배정규모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71.4%)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정부는 매년 상반기 예산 배정을 늘려오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68.0%를 보였으나, 지난해 70.4%로 처음 70%선을 넘었고, 올해 71%대에 이어 내년엔 72%대로 더 높아지게 됐다.
상반기에 배정되는 예산을 금액으로 보면 최근 5년 사이에 100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상반기 배정 예산은 2016년 224조9000억원에서 2017년 230조9000억원, 2018년 250조8000억원, 지난해 281조4000억원으로 매년 예산 증가와 함께 큰폭으로 늘어왔다. 올해는 305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대에 올라섰으며, 내년에는 333조1000억원으로 다시 한단계 더 늘어나게 된다.
기재부는 경제회복 지원과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산업, SOC, R&D 분야 등을 중점적으로 조기배정했으며, 향후 자금 배정 절차를 거쳐 연초부터 조기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정부 재정은 예산 배정에 이은 자금 배정 절차를 거쳐야 실제 집행이 이뤄지게 된다. 정부는 세금 및 세외수입 등으로 지출 자금을 충당하되, 수입과 지출의 시차나 세수 부족으로 인해 자금 부족이 생길 경우 적자국채 발행 또는 재정증권 발행·한국은행 차입 등 일시 차입으로 충당하게 된다.
앞서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555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을 순증액한 558조원으로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 등에게 지급할 3차 재난지원금 3조원과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한 9000억원 등이 증액되고, 뉴딜 예산 등이 삭감됐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를 조기에 잡지 못할 경우 재정 조기집행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자칫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침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예산만 소진하고 하반기 재정여력만 감소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다 정교한 예산 집행을 통한 경기활력 극대화가 필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