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양형기준 확정…디지털 성범죄 최고 29년3월 엄벌
1월 1일부터 적용, 자수·내부고발시 특별감형
‘피해자다움’ 요구 논란 표현은 권고안에서 삭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법원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최고 징역 29년 3월의 엄벌을 권고하는 양형기준을 확정했다. 아울러 조직적인 범행 전모를 자수하거나 내부고발하는 경우 감형 요소로 반영하기로 했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전날 전체회의를 통해 공청회 의견 등을 수렴한 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 적발 및 근절을 돕고, 피해자 고통에 더욱 공감하는 방향으로 일부 내용을 변경했다”고 했다. 새로운 양형 기준은 내년 1월 1일 이후 기소된 범죄부터 적용된다. 법원이 선고할 때 양형기준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준을 이탈할 경우 판결문에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
위원회는 ‘n번방 사건’처럼 ‘다수인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 하는 경우 형량을 가중하기로 했다. 전문적인 장비나 기술을 사용하거나,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가중처벌하도록 권고한다. 인터넷 등 전파성이 높은 수단을 이용해 촬영물을 유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위원회는 특히 자수나 내부고발로 조직적 범행의 전모를 밝히는 경우 특별 감경 요소로 반영하도록 했다. 또 피해 회복을 위해 제작·수입된 성착취물을 유포되기 전 즉시 삭제·폐기하면 형량을 상대적으로 낮춘다. 유포된 성착취물을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자발적으로 회수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양형기준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범죄는 징역 5~9년을 기본으로 권고한다. 죄질이 나빠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면 최대 19년 6월까지 권고형량이 대폭 늘어난다. 상습범의 경우 29년3월까지 징역형을 권고하도록 한 기존 논의안을 확정했다.
이밖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한 경우 최대 징역 18년, 배포범죄도 징역 12년을 권고한다. 제작자가 아닌 구매자도 기본 10월~2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가중처벌할 경우 4년6월까지 처벌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특히 피해자가 가정 파탄, 학업 중단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엔 가중처벌된다. 다만 권고안에서 ‘자살 시도’ 와 같은 단어는 삭제했다. 범죄 피해에 따른 고통을 강요하거나,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