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내년 각종 규제법안 입법착수

노조에 힘 싣는 법안으로 경영환경 악화

환율 하락·美中 갈등 새 국면도 큰 부담

정부와 여당의 규제 입법 강행과 노동 리스크, 대외 무역 여건 변화로 주요 기업들의 내년 기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난달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
정부와 여당의 규제 입법 강행과 노동 리스크, 대외 무역 여건 변화로 주요 기업들의 내년 기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난달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대외적인 기업 경영 환경이 어느 해보다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데다 정부의 마이웨이식으로 진행되는 규제 법안들의 입법 작업에 파강경 노조의 파업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기업들은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규제 강화…사업계획 수립에도 타격=기업들은 무엇보다도 그 동안 입법예고됐던 규제 입법들이 내년까지 줄기차게 지속될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기업 규제 법안으로 인한 노동 비용과 소송 비용의 상승이 기업 투자의 저하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의 규제입법은 크게 기업의 지배구조와 노동권 강화라는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겨냥하는 ‘기업규제3법’은 지난달까지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거치며 의견수렴 작업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사용자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노조에 일방적으로 힘을 싣는 흐름은 내년 노동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퇴직급여 지급 의무화, 노동이사제 등 근로자 경영참가 보장,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결사의 자유에 관한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 등은 일제히 노동 비용의 상승을 불러올 규제 정책들로 꼽힌다.

아울러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또한 기업들에게 내년 소송비용의 충당이라는 또 다른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 입법 예고안이 통과될 경우 30대 주요 그룹은 최대 징벌적손해배상액 8조3000억원, 집단소송 1조7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경련은 “소송 방어 비용이 확대될 경우 신규 일자리 창출과 미래 먹거리 산업 투자에 쓰일 돈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권 말 더욱 강경해진 노조의 행태 또한 기업들의 미래 예측에 부담을 더한다. 전기·수소차에 드라이브를 걸어야할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말까지도 강성 노조의 파업을 내세운 ‘동투(冬鬪)’의 압박에 내년 신사업 투자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실제 기아차는 이미 최근 노조의 파업으로 1만6000대의 누적 생산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주 예정된 부분파업으로 8000대의 추가 생산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상황인데 산적한 노동 관계법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면 “기업들이 지금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해고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데 노조리스크까지 가중되면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 말기에 출범한 미 신정부…미-중 동맹 구애 제2의 사드 재현 우려=바이든 행정부 취임으로 보호무역의 불확실성이 걷힐 것으로 기대하던 재계는 대외 무역 환경의 변화 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반도체를 주력하는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산업 사이클의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를 시나리오별로 구상해 대응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수출기업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더해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환율이 어느 수준까지 하락할 지를 두고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계산치 등을 긴급히 추산 중이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에 대해 배려를 하겠지만, 대신 확실한 줄서기와 일종의 기여를 요구하게 될 것” 이라며 “바이든은 자국의 제조업에 대해 트럼프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은 애착을 가지고 있어 바이든으로부터 더욱 강한 자국 제조업 육성에 대한 요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