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개악’ 반대 집단행동 강력한 대국회 압박

경영계 “개정안, 노사간 힘 불균형 심화”강력반발

“노동시장이중구조 더욱 악화시킬수도” 우려 제기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와 여당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조법 개정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이 26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법안심사를 앞두고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3법 쟁취!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 전국동시다발대회’가 열린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인근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3법 쟁취!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 전국동시다발대회’가 열린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인근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노동계에서 정부의 개정안이 오히려 ‘개악’이라며 폐기와 재개정을 촉구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영계에서도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26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이날 환노위의 노조법 개정안 법안심사에 맞춰 지역본부별로 해당 지방고용노동청 및 지청 앞에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전면적인 대정부·대국회 압박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의 노조법 개정 등 쟁점법안 심의 예정일인 오는 30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정부개악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12월 1일부터는 압박 수위를 높여 국회앞 등에서 1인 시위 및 천막농성 투쟁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지난 25일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의 노조법 개정 저지를 내걸고 총파업과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강행했다. 총파업에는 3만4000여명이 참가했고 서울과 전국 곳곳의 집회에는 모두 27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의 기준을 온전히 반영하는 쪽으로 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개정안에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쟁의행위를 할 때 주요 업무 시설을 점거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에서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 입법 시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더 심화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가뜩이나 노조 측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어지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총은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서 정부가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도 9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목소리를 담은 보완 의견을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 7월 노사정협약 체결 후 규제 완화·유연근무제 보완 입법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나 오히려 기업경영과 투자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이 많이 제출돼 큰 부담을 느낀다”며 “만약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사용자의 대항권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다른 나라에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권을 누리고 있는데, 이러한 특권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절 등 노동시장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기울어지게 만들고 지금보다 노동시장이중구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