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께 결론
인용땐 인수무산
기각되도 독점논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달린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심문이 25일 이뤄졌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인수가 무산될 수밖에 없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하는 데 내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날 심문으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 늦어도 내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이 이번 신주 발행의 목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다. 상법 제418조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6항에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주 발행이 필요하지 않고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할 목적이라고 법원이 판단하면 가처분은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산은과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 재편을 위한 인수라는 점도 설득력을 잃는다.
앞서 KCGI는 대한항공의 인수 결정 직후부터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증에 대한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다.
산은은 양대 항공사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산업은행에 대한 3자 배정 유증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하고 적법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KCGI는 지분 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한진칼 이사회의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주주권 훼손”이라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은 ‘산 넘어 산’이다. KCGI는 한진칼에 청구한 임시주주총회 소집부터 지분 확보를 위한 현금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550만주를 담보로 130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공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독과점 위험성 조사도 난관이다. 공정위는 내년 상반기 기업결합 신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경쟁 사업자의 피해 여부와 아시아나 회생 가능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한진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 시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인수는 무산된다”며 “그로 인한 항공산업의 피해, 일자리 문제 등의 책임은 모두 KCGI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