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일러스트레이터인 A씨는 애플 맥북 마니아다. 업무상 윈도우 보다는 맥북의 운영체제가 편리하다. 이번에도 신규 맥북 출시를 기다리던 A씨는 그러나 구매를 재고해보기로 했다. 자체 칩인 M1이 도입되면서 시중에서 램을 따로 구입해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시중 램 8GB의 가격은 4만원 수준인데 반해, 애플을 통한 업그레이드는 27만원에 달한다.
“자체 칩에 램까지 통합해놓고…가격은 27만원? 사악해!”
맥북 신제품의 ‘사악한’ 램 업그레이드 정책에 소비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칩 ‘M1’이 도입되면서, 램 8GB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27만원이라는 거금을 내야된다. 이는 시중가의 7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편집, 포토샵 등 업무상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일부 소비자들은 “애플이 선을 넘었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신제품 맥북에어, 맥북프로, 맥미니 등을 발표했다. 특히 노트북 라인 최초로 인텔 칩이 아닌 자체 제작한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M1’을 탑재했다. 그동안 맥북의 단점으로 지적돼왔던 배터리 사용시간을 2배 가량 늘리고, CPU 및 GPU 성능은 각각 최대 3.5배, 최대 5배 높였다고 애플은 밝혔다.
그러나 M1이 공개된 후 일부 소비자들은 “애플가격이 선을 넘었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M1 칩에 램까지 통합되면서, 자체 램 용량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영상 편집이나 포토샵, 일러스트 사용을 위해서는 최소 램 16GB가 필수적이다. 이에 맥북 이용자들은 기본 8GB 메모리의 맥북을 구매하고, 시중에서 8GB짜리 램을 따로 구입해 16GB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을 이용해왔다. 애플의 8GB 업그레이드는 27만원으로 시중가의 7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보통 램 8GB의 가격은 4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M1 탑재로 이같은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해졌다. 램 16GB로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27만원을 고스란히 내는 방법 외엔 선택지가 없다.
이에 한 소비자는 “애플의 CTO(추가 제작 업그레이드) 가격이 사악한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선을 쎄게 넘었다”며 “시중가를 고려하면 말도 안되는 업그레이드 비용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도 “추가 탑재가 가능할 때는 선택지가 있었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이번엔 해도 너무한다”면서 “편집용으로 맥북을 사려 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 신제품 3종은 미국에서 이날 공개된 후 다음주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국내가는 맥북에어 129만원부터, 맥북 프로 169만원부터, 맥 미니 89만원부터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