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 혐의 항소심
역작업 비율 30% 이상 주장
재판부 “공모여부 인정”
전체 유무죄 판세 못 뒤집어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경수(53) 경남도지사는 항소심에서 이른바 ‘역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단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전체 댓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 댓글을 다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 무죄의 중요한 근거라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역작업의 존재 등을 인정했지만 여론조작 혐의가 유죄라는 결과는 바꾸지 않았다.
1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의 김 지사 항소심 선고공판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김 지사에게 그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대사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2017년 6월 11~15일 사이에 역작업이 집중적으로 시작됐다고 결론냈다. 그 뒤에도 김씨는 김 지사가 오사카 총영사 대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하자 2017년 12월 29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두 번째로 집중적인 역작업을 펼쳤다고 봤다.
두 번의 집중적인 역작업 기간을 제외하고도 김동원은 2017년 대선 전 ‘안철수, 문재인 이길 이유 100가지 넘는다’는 제목의 기사에 ‘백가지가 아니라 천가지도 넘는다~ 안철수 파이팅!’이라는 댓글을 다는 등 문재인 당시 후보를 비판하거나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에 공감 클릭을 했지만 양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역작업이 이뤄진 규모는 공소제기 된 범행 내역 댓글 수 기준 25%, 공감·비공감 클릭 수 기준 30% 정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당초 1%에 불과하며 단순 실수라고 주장한 특검의 주장보다 30% 이상이라고 주장한 김 지사측에 유리한 결론을 낸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역작업은) 김 지사가 김동원 등과의 공모에 이른 목적 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로서 공모 범위에 포함되지 않음이 명백하다”고 판시하면서도 역작업 부분만을 무죄로 볼 뿐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김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판결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은 징역 2년으로 1심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했다.
즉 역작업의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할지라도 김동원 등이 김 지사와 공모해 댓글 작업을 벌인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만큼 전체 유무죄의 판세를 바꿀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부분(역작업) 공소사실은, 김동원 등이 김 지사와 공모해 댓글 순위 조작 행위를 했음을 전제하고 있다”고 공모 여부에 대해 못 박았다.
한편 허익범 특별검사 측이 10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특검 측은 김 지사의 또다른 혐의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것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 측도 조만간 상고장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