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덜해 위험 줄여

국내 집값 급등 최대수혜

인원·자산 등 증가율 압도

KB금융 부자보고서 분석

지난 10년간 부동산에 집중한 한국 부자들이, 주식투자를 많이 한 세계 부자들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최근 펴낸 ‘2020년 한국부자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지난 10년간 10억원 이상 금융자산가가 늘어난 속도는 한국이 빨랐다. 한국의 부자는 2010년 16만명에서 지난해 35만4000명으로 매년 평균 9.2%씩 늘었다. 같은 기간 세계 부자는 1080만명에서 1960만명(연평균 6.8% 증가)으로 증가했다.

한국 부자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을, 세계 부자(고자산가, HNWI)는 거주목적의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인 개인이다.

한국 부자들이 가진 금융자산 증가폭도 컸다. 국내 부자들의 총금융자산은 2010년 1160조원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2150조원으로 85% 가량 늘었다. 작년 세계 부자들이 가진 총금융자산은 8경4000조원에 달했는데, 10년 전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글로벌 자산가들의 재산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은 주식이다. 2013년 1분기만 해도 주식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 수준이었으나, 해마다 등락을 반복하며 2017년 31%까지 커졌다. 이후 2년 간 비중 축소를 거친 뒤 올해 1분기엔 다시 30% 위로 올라왔다. 해마다 꾸준히오르던 총금융자산 비중은 2018년에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의 이슈로 주가가 흔들리며 소폭 줄었다. 다만 지난해부터 증시가 반등하며 금융자산 규모가 1년 사이 8% 이상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장을 거친 뒤 자산가들의 금융 포트폴리오에 조정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부자들은 비슷한 기간 주식의 비중을 더 낮췄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은 2011년 23.5%에서 올해 상반기 14.5%로 떨어졌다. 이 기간 사이에 현금·현금성자산이 차지하는 몫은 16%포인트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자산가들의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다. 최근 3~4년 사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부동산-금융자산 비율은 56.6%, 38.6%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서울 등 아파트 가격이 강세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