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낸드 인수로

메모리시장 모두 점유율 과반

양강 기술경쟁 선순환 시너지

후발주자와 격차 벌리는 계기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 인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K-반도체’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돌파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공정라인의 모습(위쪽).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 인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K-반도체’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돌파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공정라인의 모습(위쪽).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 인수로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메모리 반도체 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주자로 활약 중인 이른바 ‘K-메모리’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모두에서 시장 점유율 과반을 돌파하며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평정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 구도가 낳은 치열한 기술 경쟁의 선순환 시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불황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관련기사 12면

2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SK하이닉스 양사를 합한 ‘K-메모리’의 D램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하며, 인텔 시장 점유율을 포함한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56.6%로 집계됐다. 40% 선에서 정체되던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 인수로 일약 ‘퀀텀점프’ 효과를 누리게 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동반 과반 점유율 돌파는 전 세계가 반도체 중심의 성장전략을 마련하고 치열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 향상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세수 증대와 고용 창출, 산업 생태계 구축에서 양사는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한 법인세 납부액은 총 2조6000억원으로 국세 수입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법인세 수입이 전년 대비 13조5000억원 감소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납부세액은 전년 대비 8000억원이 늘었다.

고용 면에서도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이전인 2011년 1만9600명에서, 올해 상반기 2만8500명으로 8900명이 증가해 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기준 고용 인원은 10만6652명에 달하며 10만명을 돌파해 있다.

글로벌 1~2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동시에 보유한 효과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동반하며 반도체 생태계의 활발한 육성 또한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는 물론 국내 메모리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업체가 입주한다. 삼성전자는 평택-수원-화성으로 이어지는 삼각벨트를 구축해 전문 인력 양성과 대규모 시설 투자 등의 효과를 안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순 시장점유율보다 기저에 깔린 기술 경쟁의 선순환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낳은 기술적 진보가 전 세계 ICT 산업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의 지속적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D램의 경우만 봐도 삼성전자의 시장 선도와 SK하이닉스의 발빠른 추격이 시장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10나노급 D램에서 2세대 제품을 삼성전자가 2017년 12월 내놓으면 SK하이닉스가 11개월 뒤늦은 2018년 11월에 개발했다. 이어 3세대 제품을 삼성전자가 2019년 3월에 개발한 뒤, SK하이닉스는 2세대보다 넉 달 줄인 7개월 후인 10월에 개발을 마쳤다.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도 이같은 경쟁 효과의 산물로 지목된다.

이번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격차가 축소되면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이같은 선순환 경쟁 효과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1, 2위 기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로서는 든든한 버팀목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라며 “이번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국가 경제는 물론 전 세계 첨단 기술 산업의 혁신에 또 다른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