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접촉
본업 집중…호텔·레저사업 정리 등
자구안 외 그룹 차원 사업재조정
대한항공이 미국 윌셔그랜드호텔 매각을 위해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윌셔그랜드호텔 매각은 채권단에 제출한 2조원의 자구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본업인 항공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인 호텔·레저사업은 사실상 정리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14일 투자은행(IB) 및 대한항공 채권단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윌셔그랜드호텔 매각을 위해 몇몇 외국계 투자자들과 가격·조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윌셔그랜드호텔 매각은 올 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발표한 비주력 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소유 토지·건물,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을 매각한다고 밝히며 호텔·레저사업 정리 계획을 알린 바 있다.
항공업은 코로나19 사태 외에도 유가, 환율, 금리, 재해 등 대외변수가 많은 업종이다. 이에 본업인 항공업을 더 성장시키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는 게 조 회장의 전략이다.
대한항공의 호텔사업은 올 상반기 매출 467억원, 영업적자 40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매출 1869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62억원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는 적자폭이 훨씬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윌셔그랜드호텔은 재개발에만 약 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등 수조원이 투자된 호텔이어서 가격 눈높이를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은 매각에 속도를 내게 하는 요인이다. 윌셔그랜드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인터내셔널(HIC)의 재무 부담이 대한항공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탓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기내식 및 기내면세사업 매각 등으로 자산 유동화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지난달 한진인터내셔널에 9억5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를 빌려주기로 결정해 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 결국 대한항공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윌셔그랜드호텔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들과 접촉해 매각을 성사하는 게 중요해진 모습이다. 김성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