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유엔총회 개막, 코로나19 여파로 화상회의 진행
유력 정상 메시지 영향력 약화 가능성
‘대면 외교’ 상실…외교적 성과 도출 회의적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는 22일부터 유엔(UN) 회원국 각국 정상이 모이는 유엔총회가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다. 75번째를 맞이한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화상회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말그대로 전례없는 ‘디지털 외교’의 장을 앞둔 외교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은 전례없는 위기이며, 올해 총회도 다른 때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각국 정상들이 전하는 메시지의 영향력이 예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회 첫 날인 22일에는 이번 총회의 최대 화두로 꼽히는 대(對)이란 제재 관련 당사국의 수장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비롯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이 연설에 나선다.
총회를 앞두고 세계 외교가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혹은 중국 문제를 놓고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해왔다. 여러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준비된 것을 읽는 수준에 그칠 것이며, 돌발 발언 등으로 인한 ‘드라마’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연설자들은 최소 총회 4일 전에 유엔 측에 자기 소개와 연설을 포함한 15분짜리 연설 영상을 제출했다.
국제 위기 감시 그룹의 리처드 고완 유엔 국장은 “그(트럼프)가 없으면 드라마의 부족이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CNN 역시 이번 총회를 ‘스타플레이어 없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상으로 진행되는 연설들이 제대로된 집중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이번 유엔 총회가 물리절 한계를 무너뜨리면서 가장 많은 국가와 정부 지도자들이 참석, 유엔의 기본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한 좋은 예로 남을 수는 있지만, 반대로 특정 국가에만 이목이 집중되면서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적은 나라의 발언은 묻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CNN은 통상 유엔 총회가 진행될 때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국가 수장의 연설이 끝나면 참석자들이 대거 회의장을 떠나는 점을 지적하면서 “각자 고국에서 연설을 시청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완 국장은 “대통령과 총리들이 집에서 팝콘을 들고 앉아 상대국들의 발언을 지켜볼 지 정말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외교의 상당수가 대면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회에서 이렇다할 외교적 성과가 도출될 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외교는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개인적 접촉을 필요로 한다”면서, 자신은 유엔 총회를 통해서 수 많은 국가의 지도자와 관리들을 직접 만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계획은 당시 유엔 총회를 거치면서 탄력을 받았다.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정치평화건설담당부장은 “유엔 총회를 통해서 우리는 솔직한 토론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서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직접 만날 수 없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