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코로나19 극복 세제개편 토론회
“소득세는 많은 사람이 같이 부담해야”
“법인세 최고세율 현행 25%서 22%로”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기업의 영속성 유지와 국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상속세를 폐지하고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득세율은 일부 고소득층에 대한 최고세율을 인상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일 개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의견을 내놨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1965년부터 2013년까지 48년간 상속세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6개국을 실증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중이 0.1%p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고, 민간투자 증가율은 1.7%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속세를 없애면 2034년까지 실질 GDP는 약 0.31% 증가하고, 산업별로는 광공업 0.32%, 서비스업 0.31%, 농수산업 0.13%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교수는 이어 “스웨덴 등 많은 나라가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과 일본 같이 상속세를 유지하는 국가들도 기초공제액 인상이나 가업 상속에 대한 특례 확대 등을 통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가업 상속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세율을 인하하고 기초공제액을 인상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연구개발(R&D) 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최근 3~4년에 걸쳐 세계 주요 국가가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25% 법인세율은 국제적 비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세율로 22%의 법인세율을 제시했다. 지난 2017년까지 적용됐던 세율로 현재 OECD 평균 법인세율인 21.7%에 근접한 수치다. 이 교수는 “한국이 글로벌 기업입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최소 필요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대기업에 적용되는 통합투자세액 공제 도입이 투자를 위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기존 제도보다 혜택에서 큰 차이가 없어 제도의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놨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법인세율 인하와 과세 구간 통합 같은 선 굵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2%포인트 법인세율 인하가 전체기업에 적용되면 전체 투자가 단기 2%, 장기 3.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교수는 “정부 지출 증가는 단기소비에만 영향이 있고, 국내총생산이나 투자에 미치는 재정승수 효과는 미미하다”며 “재정지출 증가 대신 감세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상속은 ‘부의 세습’이 아니라 기업 경영 영속성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