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기소
여가부 “환수여부 가급적 빨리 조치”
여가부 ‘미온대응’ 책임 피하기 어려워
사준모, 여가부 장관 등 감사청구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조금관리법위반·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되자 여성가족부가 정의기역연대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대한 보조금 환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연 사태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동안 국회 자료제출 거부 등 미온적으로 대응한 여가부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시민단체는 정부 보조금 지급과 관련, 여가부 장관 등에 비위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는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정의연은 검찰의 기소결정이 나오자 “억지기소”라며 반박했다.
15일 여가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검찰에서 발표는 했지만 세부적인 위반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보조금 법 위반 내용 등을 파악해 법원 판단 전에 보조금 환수 조치 여부 판단을 가급적 빨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하반기 정의연에 지급될 보조금에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 위반 여부를 확인을 해야 향후 지급 여부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그간 제기된 ‘정의연 의혹’과 관련해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가부는 곽상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심의위) 명단 공개를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하반기 보조금을) 정의연이 계속 집행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보조금법에 입각해 사업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아직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검찰의 수사가 있기 때문에 그 수사에 종속변수가 된다는 것도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이라며 답을 미루기도 했다.
전날 서울서부지검은 4개월간 이끌어오던 윤 의원과 정의연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윤 의원과 정대협 직원 1명은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가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 사업’ 등에 인건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인건비 보조금 신청을 해 총 7개 사업에 6520만원을 지급받았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을 집행한 주무 부처는 사용 단체의 보조금 부정수급이나 다른 용도로의 전환 사용을 확인하면, 이미 사용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한 반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기부금 모집 단체로 등록된 정의연에 대해 후속 조치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가부 내부 매뉴얼엔 ‘기소’ 단계, ‘대법원판결 후’ 등 구체적인 보조금 환수 조치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상 조치·환수 규정이 있고, 법원 판단 단계, 검찰 기소 단계 등에 대해선 법에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여가부도) 따로 두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억지 기소,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감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일생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에 헌신하며 법령과 단체 내부규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활동을 전개해온 활동가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한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기 어려운 사자(死者)에게까지 공모죄를 덮어씌우고 피해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한 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전반은 물론, 인권운동가가 되신 피해생존자들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폄훼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밖에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정의연과 정대협에 보조금을 지급한 책임이 있는 문체부장관과 서울시장 권한대행, 여가부장관 및 각 기관의 국가·지방보조금 교부 담당자들에게 비위사실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는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특히 문제가 발견될 경우 감사원이 해당 기관의 장에게 시정조치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문체부와 서울시, 여가부가 정대협과 정의연에 지급한 보조금을 반환하도록 조치를 해줄 것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박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