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딜 가뭄에 금융기관 대거 몰려
KB·신한·우리은행, 주선사 큰 관심
SK건설 차입·회사채 발행 병행 조달
‘금리 낮게 제시하는 것’이 관건
국내 최대 종합환경플랫폼 업체 EMC홀딩스의 인수전이 SK건설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인수금융 주선사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인수 금액이 1조원을 웃도는 만큼, 대형 인수합병(M&A) 딜 가뭄에 목마른 시중은행들이 대거 몰려드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EMC홀딩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은행과 증권사를 상대로 인수금융 주선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주선에는 금융사 한 곳만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KB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업계는 주선사 경쟁이 이들 3사의 경쟁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MC홀딩스 인수 금액은 약 1조500억원으로 올해 하반기 첫 조(兆) 단위 딜이다. 올해 전체로 살펴봐도, 계약이 마무리된 조 단위 딜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SK네트웍스 거래를 포함해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LG화학의 중국 편광판 사업 매각 등 소수에 그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이 지연되며 M&A 시장이 한껏 얼어붙은 상황이다 보니, 오랜만에 등장한 조 단위 딜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이 구체적으로 인수금융으로 얼마나 조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K건설이 EMC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체 신용으로도 차입에 나설 방침이라, 각각의 방식에 어느 정도 이자 비용이 따를지 계산이 선 뒤에야 전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SK건설이 차입의 대부분을 직접 맡거나 6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고, 이 경우 인수금융 주선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건설사 특성 상 SK건설은 해외 사업 수주의 지표로 활용되는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현금과 부채율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SK건설이 인수 자금의 절반(5000억원)만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해도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278%에서 342%로 치솟는다. 이에 업계는 4000억원 정도는 그룹의 신용 지원을 토대로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인수금융 주선사 경쟁에 산업은행이 나설지 여부도 관심사다. 산업은행은 EMC홀딩스 인수전에서 SK건설의 경쟁자였던 골드만삭스PIA에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하는 등 해당 딜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SK그룹이 최종 인수계약을 마무리 짓기 전부터 인수금융 구조를 함께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금융 주선 자격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는 결국 금리를 얼마나 낮게 제시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 점에서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SK 측이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하면서 금리는 물론 향후 추가 대출 시 조건까지 유리하게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