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활동의 위법 여부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최근 탐정(업)의 직업화 진행과 함께 ‘탐정업 업무 관리법 또는 공인탐정법(공인탐정)’ 등 탐정법 제정 필요론이 급대두 되고 있음과 때를 같이하여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청 관계자의 말임을 전제로 ‘일반적으로 탐정의 업무로 여겨지는 민·형사 사건의 증거수집 활동은 불법’이라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즉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은 모두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러할까? 탐정학술 등 탐정제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볼 때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 불가’라는 단언적 설명이나 표현은 ‘하나의 판례를 일반화한 오류’라 여겨지는 바, 그러한 논리의 적절성 여부를 대법원 판례와 현실을 중심으로 살펴 보고자 한다.
먼저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에 대한 대법원 판례(2015.7.9. 선고 2014도 16204 판결) 하나(요지)를 들여다 보자. “용역계약을 받은 자가 계속 중이던 소송 또는 진행 중이던 수사와 관련하여 관계자들을 찾아가 진술을 녹취하고 그 녹취내용에 대한 녹취록을 작성하는 등의 사실조사와 자료수집행위를 한 것은 변호사법에서 금지한 ‘그 밖에 일반의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김종식 저 탐정학술요론 121페이지 참조)
이 판결에서 위법을 선고하게 된 전제(前提)가 무엇이였는지에 주목하는 일이 매우 긴요해 보인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용역계약을 받은 자가 ‘계속 중이던 소송’ 또는 ‘진행 중이던 수사’와 관련하여”라는 표현으로 증거수집 행위를 한 시점에 문제가 있음을 우선 지적했다.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에 탐정이 개입했다는데 ‘비난 가능성’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탐정은 ‘시민들이 변호사를 선임하려거나 소송을 준비(또는 수사를 요청하기 위한 고발이나 고소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에서 자료수집 활동을 돕는 등 유용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소송이나 수사가 상당한 단계에 접어든 ‘계속 중인 소송’ 또는 ‘진행 중인 수사’에 제공할 증거수집 활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중반의 단계야 말로 변호사가 주력할 단계이지 탐정이 끼어들어 특히 해낼 일이 없는 단계이다. 실제 소송 관련 증거는 소송 준비 단계에 미리 확보하는 것이 상례 아닌가.
이렇듯 탐정(민간조사원)이 일반적으로 자료수집에 나서는 시점과 대법원 판례에서 위법이라 적시한 자료수집 시점과는 그 목적과 개입의 정도에 큰 차이를 지닌다. 현실과 판례가 이러할진대 ‘하나의 판례를 일반화’하여 무턱대고 ‘탐정업의 민·형사 사건 증거수집 활동 불법’이라 설명하거나 그런 의미로 과장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여러 혼란스런 보도를 감안한 듯 ‘탐정활동의 위법 여부는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힌 경찰청 수사국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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