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분상제 전 1만1000가구 공급 발표
이달 29일 전까지 20개 구역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 등
12·16 대책서 나온 '정비사업 지원 TF' 활동 내용 수준
새로울 것 없는 데 '정비사업 강화' 카드처럼 제시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공급강화 지시 이후 그린벨트 해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19일, 태스크포스(TF) 운영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시행일인 오는 29일 전까지 정비사업으로 총 1만1000호가 공급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가 앞으로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주겠다는 의미보다는 지금까지 하고 있는 실적을 정리해 발표한 수준이다. 지난 12·16 대책에 따라 구성한 '정비사업 지원 TF'의 결과를 보도자료로 낸 것으로 그닥 새로울 것도 없다.
실제 시가 말하는 1만1000호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20개 정비구역에서 이미 나왔거나 29일 전까지 나올 예정인 일반 분양 입주자 모집 승인신청 규모를 합산한 것이다.
시는 "정부의 12·16 대책에 따라 '정비사업 지원 TF'를 구성, 정비사업의 각종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했다"며 그간의 정비계획 변경, 구조·굴토심의, 사업시행·관리처분 변경인가 사례를 열거했다.
이때문에 시장에선 최근 거세지는 당정의 그린벨트 해제 압력에 기존의 '정비사업 강화'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그린벨트 해제 검토와 관련해 지난 17일 "당정이 이미 의견을 정리했다"며 이 사안에 대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앞서 당정은 지난 15일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시는 실무기획단 회의에서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그린벨트 해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시가 이날 보도자료에서 '분양가 상한제 이전'을 강조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회적 문제 제기로 읽힐 수도 있다.
실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통보한 분양가를 놓고 조합원 간 갈등을 빚다가 지체돼 분상제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가 어려워졌다.
둔촌주공은 둔촌동 일대 62만6232m²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4786가구를 일반분양 할 예정이다. 하지만 둔촌주공의 이달 청약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시장에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둔촌주공 처럼 분상제나 HUG 분양가 책정과 같은 정부 정책으로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물량까지 옥죄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