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연구보고서, 국내 패혈증 사망률 분석
국내 패혈증 사망률 35~50%, 지난 10년간 증가
사망률 낮추기 위해 6시간 내 ‘묶음 치료’ 실시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패혈증 사망률이 서구 선진국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채만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임채만 교수팀은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제출했다.
패혈증은 세균에 감염돼 온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0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지만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특히 여름철 비브리오패혈증이 많이 발생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의 치사율은 40~6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09∼2013년 5년간 국내 패혈증 평균 사망률은 38.9%에 달했다. 매년 경제활동 인구군(18∼60세) 중 9379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들 중 2694명이 사망했다. 한국은 패혈증 사망률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반면 미국의 경우 2009∼2014년 패혈증 발생률은 매년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4년 호주의 중증 패혈증 사망률은 18.4%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패혈증에 대한 일관된 관리 및 감시체계가 없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패혈증 사망을 줄이는 데 핵심은 ‘묶음 치료’ 수행이다. 묶음 치료는 ▷유산농도 측정 ▷혈액배양 검사 시행 ▷항생제 투여 ▷수액 투여 ▷승압제 사용 등을 모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패혈증 발생 뒤 6시간 이내 묶음 치료를 수행하면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패혈증 3시간 묶음 치료에 대한 수행률이 18∼43.5%로 나타났는데 뉴욕주의 경우 패혈증 3시간 묶음 치료 수행률이 82.5%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패혈증 묶음 치료 수행률은 5.6%에 불과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서구 선진국은 패혈증 등 다양한 중증질환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조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패혈증 등록사업 위원회’를 구성해 묶음 치료의 수행률을 높이고 있다.
한편 국내 묶음 치료 수행률의 병원별·지역별 편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의 규모가 작을수록, 비수도권일수록 묶음 치료 수행률이 떨어졌다. 특히 1시간 이내 수행률은 상급종합병원(9.22%)이 종합병원(1.47%)에 비해 9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 편차도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묶음 치료 1시간 이내 수행률이 8.86%로 비수도권(3.53%) 대비 패혈증 관리가 더 잘 되고 있었다. 3시간·6시간 이내 수행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임채만 교수는 “국내에서도 패혈증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감시하는 전국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패혈증에 대한 국민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