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관리사무소’ 도입

골목관리·통학 안전 등 지원

강화된 방역망 속 활동 지원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던 생활SOC를 확충하고, 9대 전략과제 중 하나인 ‘동(洞)정부’를 보다 진화한 형태로 정착시킬 것입니다.”

동정부는 기존에 공급자인 관 중심으로 설계돼있던 구정의 틀을 수요자인 주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사진)는 지난해 구청이 갖고 있던 사업중 주민생활과 밀접한 70여개의 사업을 동으로 이관하고, 각 동마다 2~3명의 추가 인력을 배치했다. 또 주민이 직접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고 예산까지 편성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실시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편성된 예산만 총 289건에 약 87억원 규모다. 동정부형 주민참여예산제도는 그 운영평가에서도 전국지자체 최우수로 선정되며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과 2억2000만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기도 했다.

서양호 중구 구청장은 “앞으로 새롭게 구상하는 동정부 사업 중 하나는 ‘우리동네 관리사무소’ 도입”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후주택이 많고 신축 아파트가 적어, 변변한 관리사무소 하나 없이 청소 환경, 생활 안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던 중구 주택가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같은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우리동네 관리사무소에서는 그간 방치돼 있던 쓰레기 배출, 골목·공원 관리, 통학 안전 등을 지원하며 주민에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 속 변화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 구청장은 지난 2년이 구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과 복지정책에 집중하는 시기였다면 남은 임기는 구정의 외연을 보다 확장해 보편적 주민이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생활구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 구청장은 “중구는 상업시설 투자에 밀려 그동안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주민편의시설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대표적인 예가 이달 문을 여는 교육지원센터 ‘E-로움’다. 낡은 동화동 공영주차장을 지하로 내리고 그 위에 지하5층~지상3층 규모의 청소년 시설을 세웠다”고 했다. 교육지원센터가 특별한 이유는 사업초기 단계부터 부지의 용도를 설정하고 877평 규모의 공간 기획과 E-로움이라는 명칭까지 원탁토론회와 공모 등 주민참여를 통해 이뤄졌다는 데 있다. 앞으로 지원센터는 주민 바람에 따라 도서관, 동아리 활동공간, 자기주도학습실, 진로상담센터 등으로 채워지며 중구 청소년의 성장 공간이자 구 교육정책 전반의 컨트롤 타워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고 서 구청장은 자신했다.

최근 ‘뉴노멀’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일상을 많이 바꿨고, 바뀐 일상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중구를 오가는 사람 수는 평균 300만명이다. 서 구청장이 생각하는 중구의 ‘새로운 표준’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중구 인구가 12만6000명인데 비해, 중구 소재 사업장에 종사하는 사람 수는 38만6000명으로 3배 이상이다. 이 중 대다수는 중부시장, 방산시장 등 39곳의 시장에 자리잡은 소상공인들”이라며 “민간에선 비대면과 AI 도입을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시장 골목에서 국수 한 그릇, 생선 한 토막을 팔아가며 생계를 잇는 상인들을 생각하면 비대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강화된 방역망 안에서 경제·사회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뒷받침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를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중구의 새로운 표준’은 ‘더욱 탄탄한 방역망 안에서 보고, 느끼고, 맛보고, 즐기는 중구’이다.

중구엔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있다. 도심공동화로 꺼져가던 을지로 인쇄골목을 노가리 골목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해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이 과정에서 중구가 상권활성화를 위해 허용한 옥외영업이 큰 역할을 했다.

서 구청장은 “그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옥외영업 허용을 잠시 중단해왔었다”며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옥외영업을 재개하기에 앞서 중구는 다각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도로 위에 2m 간격으로 눈에 띄는 표지를 두어 테이블 간 거리를 지키도록 지도하고, 노가리 골목 호프 전체에 QR코드를 활용한 전자방명록을 설치해 유사시 즉각적인 명단확보가 가능하게 했다. 그는 앞으로도 구가 마련한 방역수칙들이 안정적으로 지켜지도록 점검과 지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원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