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방어능력있는 성인 실종신고에도 경찰 대부분 단순가출 처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 지난 6월10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시루봉 휴게소 인근 하천 인근에서 한 행인이 40대 여성의 시신이 담긴 자루를 발견했다. 이 여성은 약 한달 반 전,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2. 지난 8월6일 강화군 선원면의 한 야산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7월말 토지 매매대금 1억1200만원을 받기 위해 외출한 뒤 연락이 끊겨 미귀가자로 신고된 상태였다.
최근 5년간 성인 10명 중 1명, 매일 12명에 달하는 성인의 생사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성인 실종문제에 대한 경찰의 대처가 미흡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올 7월 말까지 접수된 성인 실종자 수는 총 25만7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2만2842명이 현재까지 생사불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09년 4만6040명, 2010년 4만6791명, 2011년 5만1928명, 2012년 5만4493명, 2013년 5만7751명으로 증가세였다.
실종된 성인의 수도 2009년 2926명, 2010년 2784명, 2011년 3556명, 2012년 4493명, 2013년 9083명, 2014년 7월말 현재 5302명으로 2009년 대비 2013년 210%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성인 실종 접수 건과 실종인원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기 방어능력과 판단력이 있는 성인이 이유없이 사라짐에도 경찰은 18세 이상 성인 실종 사건 발생시 범죄와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을 땐 대부분 단순가출로 처리한다.
더욱이 성인 실종 미발견자가 매년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2009년과 비교했을 때 변사자 수도 2013년 20%가량 증가한 상황. 실종자가 흉악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회식 후 실종된 50대 남성이 실종 5년만에 충북 제천시 제2의림지에서 가라앉은 승용차 내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남성은 지난 2009년 4월20일께 경찰에 가출신고가 접수됐지만 이후 단순가출로 수사가 종결됐다.
그럼에도 성인 실종 및 가출과 범죄연관성을 검토하는 합동심의위원회 개최율은 17%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서울ㆍ경기지역을 제외한 성인실종자 16만1203명을 대상으로 한 합동심의위원회 개최는 10건 중 2건에도 못 미쳤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노 의원은 “자기방어능력이 있는 성인이 이유없이 사라졌다면 흉포한 범죄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경찰은 성인의 경우 실종이 아닌 단순가출과 미귀가로 분류하는 경향이 크다”며 “성인실종도 아동ㆍ여성에 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