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제도 변경 효과…부동산 내놓는 기업 많아질 것”

“세제혜택 늘고, 코로나19에 안전자산 증명…수요↑”

“부동산 급락 대응할 '구조조정 카드'로 활용 가능성”

법무법인 지평 이준혁 변호사. 박해묵 기자
법무법인 지평 이준혁 변호사.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국내 금융투자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보유 부동산을 꾸준히 줄여나가야 하는 기업의 상황과, 위기를 견딜 안전자산 찾기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덕이다. 특히, 기업으로선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접지 않아도 되고 개인들은 우량한 공동투자자를 얻을 수 있는 '스폰서 리츠'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지평의 금융자문팀에서 부동산 자문을 이끌게 된 이준혁〈사진〉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 변호사는 국내 실물부동산 자문에서 대형 로펌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법무법인 넥서스에서 최근 지평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동산금융 시장이 커지면서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 영역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던 상황이었는데, 부동산 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준비하던 지평과 이해관계가 맞았다.

이 변호사 강조한 스폰서 리츠란, 대기업이나 금융사 등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가 리츠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리츠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롯데쇼핑과 이랜드리테일이 대표적인데, 두 경우는 스폰서가 장기 임차인으로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기업이 자산 전체를 홀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스폰서로서 기초자산을 제공하게 되면, 부동산의 가치 상승 효과를 여전히 누리는 한편 투자금 회수가 필요할 때는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고 말해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회계기준 변경 때문이다. 2023년부터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기존 원가 중심의 자산·부채 평가가 완전 시가평가로 바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험사에 대한 지급여력 평가 기준이 새로 적용되는데, 기존 6~9%였던 부동산 위험계수가 25%까지 높아진다. 기업이 적립해야 할 준비금이 3~4배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법무법인 지평 이준혁 변호사. 박해묵 기자
법무법인 지평 이준혁 변호사. 박해묵 기자

회계기준 변경으로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면, 공모리츠에 대한 세제 혜택은 '수요' 진작 요인이다. 오는 6월부터 적용될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사모펀드·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분리과세 적용 대상에 제외하기로 했는데, 공모펀드·리츠의 경우 혜택이 그대로 적용된다. 공모펀드·리츠를 통해 보유한 토지분에 대해서는 종부세가 면제되는 셈이다. 이 변호사는 "현재 리츠에 대한 취득세 측면의 혜택은 중과배제 외에는 없지만, 사라진 감면 혜택을 다시 되살리는 방향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리츠가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던 중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 요인이다. 대부분의 상장 리츠는 상장 초기 배당수익률의 근거가 된 5000원 이상의 가격을 회복, 유지하고 있다. 이 변호사와 함께 부동산금융에 자문하고 있는 이석재 변호사는 "안정적 배당수익을 노릴 수 있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서는 원금 보전 가능성이 높은 상품으로 시장에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츠의 활성화는 위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지난 2009년, '기업구조조정 리츠'가 출범해 공사가 진행중인 미분양 아파트를 인수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리츠는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권을 분양가보다 싸게 매입한 뒤 이를 되팔아 매각 수익을 얻는 구조였는데, 상품 만기 이후에도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정 가격에 매입하기로 하는 등 약정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이 변호사는 당시 토지주택공사의 자산관리회사(AMC) 인가 등에 자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