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당국 지원으로 손실액 제한

은행 유동성은 30조원↑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지수가 급락하며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마진콜(증거금 추가납입 요구) 비상에 걸렸던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3월 한 달에만 10조원 가량의 유동성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당국의 긴급 지원이 있었기에 이 정도 수준에서 유실분 증가를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은행의 ‘3월 통화 및 유동성 지표’에 나와있는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자산운용사 포함)의 유동성 규모는 462조원으로 2월에 비해 9조8000억원(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기관 중 증권사만 유일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경우 1750조원에서 1780조원을 30조원 가량 증가했다.

금융기관 유동성에는 각사가 갖고 있는 현금, 요구불예금, MMF(머니마켓펀드) 등 현금성 자산 뿐 아니라 수익증권,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시장형 상품, 2년 미만 금융채,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 등도 포함된다.

증권사들은 지난 3월 ELS로 인한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증권사가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를 운용할 때는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해당 지수의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충격으로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지수와 미국의 S&P(스탠드앤드푸어스)500 지수 등이 폭락, 증권사들이 급작스럽게 막대한 규모의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서둘러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긴급히 우량 기업어음(CP) 매입을 단행했다. 한은도 증권사와 증권금융을 상대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3조5000억원의 가량의 유동성 수혈에 나선 바 있다.

이후 한은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을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이달 초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