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액 이미 7~9억원대

기대 근무기간 늘어나면

위로금 액수도 불어날듯

은행 “경영 부담 엄청나”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정년 전에 은행을 떠나는 직원이 퇴직금을 10억원 이상 받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서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의 주장대로 정년이 65세로 높아지면 정년 잔존 연수에 따라 자연스럽게 직원 1인당 받는 퇴직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은행장과 주요 임원들 모두 60세 이하다. 조직관리 상 정년이 늘어나도 희망퇴직 신청시점이 늦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은행 직원들은 대부분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5세에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년이 늘어나면 퇴직금 산정 시 잔존 연수가 늘어나니까 특별퇴직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직 전체의 나이 대를 고려하면 정년이 연장됐다고 해서 희망퇴직 시점을 뒤로 미룰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 희망퇴직자 가운데 퇴직금과 위로금을 합해 9억원 이상 받은 직원들이 나오고 있다. 퇴별퇴직금만 3억~5억원 수준이며 중간 정산을 받지 않았을 경우 7~8억원 정도를 받는다.

60세 정년 기준으로 지난해 은행 퇴직자 중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직원들의 평균 퇴직급여는 ▷하나은행 9억5600만원 ▷국민은행 8억800만원 ▷우리은행 7억6400만원 ▷신한은행 7억5400만원 등이다.

은행들은 정년 연장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4대 은행만 따져도 작년 한해 특별퇴직금 규모는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총 1730억원을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1560억원, 신한은행은 932억원이 작년 한해 특별퇴직금 규모다. 하나은행은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액의 퇴직금은 지속적으로 은행의 비용 부담을 높여왔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일반관리비는 대규모 희망퇴직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일반관리비는 11조1901억원으로 전년(10조5137억원)보다 6.4%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들은 호실적으로 선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저금리, 코로나19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희망퇴직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